[헬스조선]“남자다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이곳’ 건강 악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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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에서 남자들에게 요구되는 '남자다운 행동'에 대한 기대가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병의 진단이나 치료를 늦추거나 무시하는 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미국 시카고대 메디컬센터 너새니얼 글래서 교수 연구팀은 1994~2018년 1만2300여 명을 대상으로 건강 측정과 설문조사를 한 애드 헬스 데이터를 분석했다. 애들 헬스 참가자 4230명은 시작 당시 12~18세 남성 청소년으로, 이후 청년기(24~32세)와 성인기(32~42세)까지 추적 관찰됐다. 이후 이들의 남성성 표현 성향을 정량화하고 이들의 심혈관질환 위험 요소에 대한 응답을 비교했다.
그 결과, 고정관념적 성 규범에 맞는 행동을 하는 남자일수록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의 진단이나 치료 사실을 스스로 보고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남성성 표현 성향이 큰 남성은 의료 전문가로부터 특정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은 경우에도 설문조사에서 이 사실을 보고할 확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또 이런 남성은 이전에 심혈관질환 진단을 받았다고 답한 경우에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힐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구에서 조사된 위험 요소는 기본 1차 진료 검진에서 쉽게 발견될 수 있는 것들이라며, 남성성 표현 성향이 큰 사람들이 이를 숨기거나 경시하는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이들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질환 위험을 줄이는 노력과 행동 차이로 이어져, 결국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글래서 교수는 "이 연구는 성별이나 인종 같은 것에 뿌리를 둔 정체성 압박이 건강 관련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며 "이런 압박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공감과 인내심이 커지면 이들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