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기획] 삼성, 마침내 `HBM 장벽`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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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마침내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고대역폭메모리(HBM3E 5세대)를 납품한다. 엔비디아 신제품에 대한 HBM3E 납품 지연 등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례적인 공개 사과를 한 지 3주 만에 내놓은 극적인 반전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1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HBM3E 8단과 12단 모두 양산 판매 중"이라며 "주요 고객사 퀄(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요 고객사의 GPU 제품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차세대 HBM3E도 준비하고 있다"며 "HBM3E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내년 중 HBM4(6세대) 제품 개발과 양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차세대 HBM3E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내에 해당 제품의 양산화를 위해 고객사와 일정을 협의 중"이라며 "기존 HBM3E 제품은 이미 진입한 과제용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개선 제품은 신규 과제용으로 추가 판매해 수요 대응 범위를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였다. 이 같은 점유율 차이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HBM 사업 호조로 3분기에 7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40%를 찍었다.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 사업에서 7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지만, 매출 차이(삼성전자 22.3조원, SK하이닉스 17.6조원)를 고려하면 수익성 면에서 밀렸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차이는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HBM 비중이 만들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4분기부터 본격적인 최신사양 HBM 납품을 시작하면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 큰 이바지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날 오전 하락세로 시작한 삼성전자의 주가는 HBM3E 관련 언급 직후 반등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10%대인 HBM3E 매출 비중이 4분기에 절반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6세대인 HBM4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김 부사장은 "복수 고객사와 커스텀(맞춤형) HBM 사업화를 준비 중"이라며 "커스텀 HBM은 고객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베이스 다이 제조와 관련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내외부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 요구에 따라 TSMC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대만 디지타임스는 지난 28일 "엔비디아가 삼성전자를 HBM 공급사에 포함하는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 CNBC 인터뷰에서 블랙웰에 대해 "수요가 미쳤다(insane)"고 말한 바 있다.
장우진·박순원기자
장우진 기자([email protected])
박순원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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