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관 여니 또다른 관이…4000년 전 고대이집트 매장실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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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00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이집트의 무덤에서 새로운 매장실이 발견됐다.
6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이집트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200마일(약 322㎞) 떨어진 아슈트의 ‘제파이-하피 1세’의 무덤 내부에서 매장실이 발견됐다.
이번 발굴은 지난 8월부터 9월 사이 베를린 자유대학교의 고고학자 요헴 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진행했다. 이 무덤의 매장실에서는 화려하게 장식된 관이 하나 발견됐는데, 그 관을 열자 또 다른 관이 나왔다고 한다. 안쪽 관에서는 고대 이집트 여사제의 유해가 발견됐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연구진은 이 유해의 주인인 여사제가 고대 이집트에서 숭배받던 지도자 제파이-하피 1세의 외동딸인 이디일 것으로 추정했다.
매체는 “제파이-하피 1세의 무덤이라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으나, 이곳에서 딸의 유해가 발견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 무덤은 기원전 1880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디의 관은 사후세계 여행을 묘사한 글과 그림으로 꾸며져 있었고, 이디의 유해는 장기가 제거된 채 미라화 된 상태였다. 또 관 안에서는 단검과 나무인형 등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유해를 조사한 결과 이디가 발에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었으며, 40세 이전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혔다.
칼 교수는 “제파이-하피 1세는 신격화됐던 인물로, 고대 이집트의 문화를 논할 때 그를 제외할 수 없다”며 “이디는 하토르 여신의 여사제였다. 관 두 개 모두 이집트 외부에서 조달된 나무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해와 함께 발견된 유물들은, 이디가 사후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당시 사람들이) 함께 넣어둔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칼 교수는 “이번 발견은 미학적, 과학적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며 “이를 토대로 고대 이집트에서 여성의 지위와 지식 전달에 관해 새롭고 광범위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매장실에서 발견된 유물들은 보존작업을 거쳐 이집트 고고학‧관광부로 인계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가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