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원] 협상장 대신 한남동 몰려간 노조…한달째 민폐 시위에 주민 불편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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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현대트랜시스(039090) 노동조합이 파업 철회 이후에도 별다른 대책 없이 명분 없는 주택가 '민폐 시위'를 지속하면서 내부에서도 지도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현대트랜시스 등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이른 오전부터 대형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한 시위를 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 측의 장외 집회 및 시위는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돼 이번이 11번째다. 노조는 지금까지 주 2회 진행하던 주택가 시위를 지난주부터 주 3회로 늘렸다.
노조의 주택가 시위는 앞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과 무관한 시민들의 불편함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민폐 시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주택가 시위는 파업 철회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어 노조 지도부를 향한 조합원들의 비판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노조는 한 달 이상 지속한 파업을 종료하고 지난 11일부터 정상 출근했지만, 임단협 협상에는 임하지 않은 채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효과도 없고 비판만 있는 시위를 왜 계속하나", "주거지 가서 그딴 짓이 명분이 있겠나", "시위할 시간에 협상 전략에 대해 고민해라", "시위 말고 대책이 도대체 뭐냐" 등 노조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애꿎은 시민을 볼모로 회사 측을 압박하는 것은 과거의 낡은 시위 방식으로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노조는 보여주기식 이기적 시위를 멈추고 진지하게 임단협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정기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매출액의 2%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총액은 약 2400억 원으로, 이는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전체 영업이익 1169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노조의 주장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전액을 성과급으로 내놓는 것은 물론, 영업이익에 맞먹는 금액을 금융권에서 빌려야 해 회사가 빚을 내서 성과급을 지급해야 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트랜시스는 장기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및 신뢰 회복을 위해 지난 11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경영진 등 전임원들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하는 등 노조에 위기 극복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800여개 협력사 역시 노조의 장기간 파업에 이은 잔업 및 특근 거부 등에 따른 경영 손실과 자금 사정 악화 등 경영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박기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