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속보] 국무회의, 尹에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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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6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이 세 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특검법안은 야당이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가결한 것으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가담 의혹, 명태균씨를 통해 ‘부정 선거’ ‘인사 개입’ ‘국정 농단’을 했다는 의혹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했다.
특검법안은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1명을 고르게 했고, 대통령이 이 2명 가운데 1명을 선택해 특검으로 임명하도록 했다. 그런데 민주당과 조국당에는 대법원장이 추천한 4명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법원장에게 다른 4명을 후보로 다시 추천하도록 요구할 수 있게 했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를 시작하면서 앞선 첫 번째, 두 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 위반, 특별검사 제도의 보충성·예외성 원칙 위반, 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훼손할 우려 등 위헌성이 명백해 정부가 이미 21대, 22대 국회에서 두 차례 재의요구를 했고, 국회 재의결에서 모두 부결돼 폐기됐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이어서 이번 세 번째 특검법안에 대해 “야당이 여당과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이라며 “위헌성이 조금도 해소되지 않은 특검법안을 또다시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이번 특검법안은 특검 후보자 추천권을 대법원장이 행사하는 방식으로 수정됐으나, 대법원이 추천한 후보자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하면 야당이 무제한으로 ‘비토’(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제삼자 추천의 형식적 외관만 갖췄을 뿐, 실질적으로는 야당이 특검 후보자 추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기존에 폐기된 특검법안보다 수사 대상을 일부 축소했다고는 하지만,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 주인 사건에 대해 특검을 도입함으로써, 특검 제도의 보충성·예외성 원칙을 훼손한다는 본질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도 했다.
한 총리는 야당을 향해 “헌법과 충돌하는 특검법안에 대해 정부가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히려 이를 조장해 국정에 부담을 주기 위한 의도라면, 정부와 국회가 힘을 모아 어려운 민생을 살리라는 국민들께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 총리는 이어 “재의요구권은 대통령제를 취하고 있는 우리 헌법에서 대통령이 입법부의 권한 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헌법 수호 의무가 있는 대통령은 위헌적 요소가 있는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특검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안을 재가하면, 정부는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결을 요구하게 된다. 윤 대통령이 법안에 대해 재의결을 요구할 수 있는 시한은 오는 29일이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24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가운데 이태원 참사 특별법안만 여야 합의로 일부 내용을 수정해 재의결에서 가결돼 법률이 됐다.
김경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