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헌재로 넘어간 尹 탄핵…결정 시기 이재명 선고 전? 선고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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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찬성 204표로 가결하면서,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이번 탄핵심판 사건은 '2024한나8'이라는 사건번호를 달게된다. '한나'는 헌재의 탄핵심판 사건을 뜻하며, 올해 접수된 8번째 접수된 사건인 만큼 8이라는 숫자가 붙는다.
헌재는 국회가 탄핵 의결서를 접수하면 최대 180일 이내에 결정을 내리게 된다. 앞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은 가결 63일만에 기각 결정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은 91일만에 인용 결정이 각각 내려졌다. 하지만 대통령의 권한 정지 상태가 지속되면, 국가적 혼란이 가중될 수 있어 헌재가 심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헌재는 사건을 무작위 전자배당 방식으로 주심 재판관을 지정한다. 심리 과정에서 헌재는 국회의 소추 사유가 헌법에 부합하는지, 대통령이 직무상 중대한 위법 행위를 저질렀는지를 면밀히 검토하게 된다.
탄핵심판의 우선 쟁점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상 선포 사유에 해당했는지다. 헌법 77조 1항은 계엄의 요건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한다. 국회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 이유로 든 "국회의 검사·국무위원 탄핵시도, 예산처리 지연으로 인한 국가기능 마비"가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중대한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계엄 선포 뒤 발표한 포고령의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한다'는 내용과 이에 따라 군이 국회를 침입해 본회의 표결을 막는 행위를 윤 대통령이 지시한 사실이 국회에 계엄해제요구권을 부여한 헌법 조항을 위반했는지도 중요 쟁점이다.
이번 탄핵심판은 노·박 전 대통령 사건 때와 달리 변수가 많아 헌재의 결정 시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우선 헌재 재판관 수다. 헌재 재판관은 9명으로 구성되나 국회 몫 재판관 3인의 인선에 진통을 겪으면서 지난 10월17일 이후 6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헌재는 기능이 마비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심리 정족수를 재판관 7명에서 6명으로 일단 낮춰뒀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최근 "재판관 6인 체제에서도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 탄핵심판의 '결정'까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국회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국회 몫 3명의 임명을 서두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일 야당 몫 재판관 후보자로 정계선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판사 출신의 조한창 변호사를 후보자로 내정했다. 기존 김형두·정정미·정형식·김복형 재판관은 중도·보수 성향으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은 진보 성향으로 평가된다. 여야가 추천 중인 재판관 3명이 채워지면 헌재 재판관 9인은 '중도·보수 5대 진보4' 구도로 재편된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시간 끌기' 가능성도 변수다. 윤 대통령은 임기 중에도 소추가 가능한 내란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헌법재판소법 52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탄핵과 같은 사유로 형사재판을 받으면 헌재에 탄핵심판 절차 정지를 요청할 수 있다. 헌재가 이를 받아들이거나 형사재판을 지켜보자는 결정하면 헌재의 결정이 180일을 넘어설 수 있다.
야권의 유력 차기 대선 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도 변수다. 선거법 위반 사건은 1심 선고후 6개월 내에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와야 한다. 지난 달 15일 1심 선고가 나온 만큼 내년 5월15일이 데드라인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12일 "(내란죄에 불복하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한 만큼 심리 연기 등을 통해 이 대표의 대법 선고가 나올 때까지 최대한 지연전술을 펼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윤 대통령이 헌재에서 파면 결정이 내려진 다고 해도 조기 대선은 내년 하반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 현행법은 대통령 궐위시 2개월 내 대선을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각에서 '여름 대선'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다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헌재가 윤 대통령의 심판 중단 요청을 수용하지 않고 신속히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