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조국 지지’ 후회?…“욕 먹으며 감쌌는데 배신감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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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신간을 출간한 공 작가는 23일 공개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사람일 거라고는 정말 꿈에도 상상을 못했다. 꽤 오래 친분이 있었기에 배신감은 더 컸다”며 “욕을 먹으면서도 그를 감쌌던 건 당시로선 나름의 애국이고 희생이었는데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떠들었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공 작가가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조 전 장관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공 작가는 책에서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열렬하게 옹호했던 한 사람이 내가 이전까지 생각했던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한때 ‘지킴이’를 자임했던 유명 인사를 거론한 바 있다.
특히, 공 작가는 “나중에 과오가 드러났을 때 그가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한 마디만 했어도 이렇게까지 실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 자신과 SNS상에서 설전을 벌였던 진중권 교수에게는 “미안해 죽겠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앞서 공 작가는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조 전 장관을 옹호했다. 그는 “선동은 한 문장으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는 나치 정권의 선전 장관 괴벨스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작가 1276명이 모인 ‘조국 지지 검찰 개혁을 위해 모인 문학인’ 모임의 일원으로 성명도 발표했다.
또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찬성한 정의당에 탈당 의사를 밝힌 진중권 교수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논쟁을 벌였다. 그는 2018년 소설 ‘해리’를 발표했을 당시 “우리가 싸워야 할 적은 진보의 탈을 쓴 사기꾼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공 작가는 “그렇게 뒤통수를 맞았음에도 우리 86세대는 그래도 자기가 한 약속은 지킬 것이라고 마지막까지 믿었던 것이 화근”이라며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본인들만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지금의 ‘진보’는 더 이상 진보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보수 성향 매체의 기사는 아예 읽어보려고도 하지 않고 종편에 출연한다는 이유로 특정인에게 날을 세웠던 내가 얼마나 편향된 사고로 이 모던한 세상을 재단하며 어리석은 짓을 했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요즘은 금고 이상 징역형 확정 시 국회의원 세비를 반납하게 하자는 한동훈의 주장은 아무리 국민의힘이라도 맞는 말이고, 예전 같으면 ‘박근혜 키즈’라고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이준석도 옳은 말을 하니 예뻐 보인다고 농담처럼 얘기한다”며 웃었다.
‘이념의 전향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렇다고 ‘보수’로 간 것은 아니다”며 “단 우리 세대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지지하지 않고 비판적 자세를 취하며 사안별로 판단하겠다는 뜻”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20세기에 진작 끝냈어야 했던 이념 잔치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며 “86 운동권이 국회의원이 되고,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 됐는데도 여전히 낡고 이분법적인 논리를 내세우며 80년대식 구호를 외치는 이데올로기적 동지들과 결별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 작가의 진보 비판 목소리에 “용기 있는 고백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공 작가는 조국 사태 당시 진중권 교수를 비판해 저와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며 “(공 작가가) 이번에 발간한 책에서 진 교수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했다. 조 전 장관의 사례에서 보듯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것은 참 어렵다”고 했다.
이어 “공 작가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나아가 ‘여전히 낡고 이분법적인 논리를 내세우며 80년대식 구호를 외치는 민주당의 86세대’와 결별을 선언했다”면서 “이념과 진영의 세계에서 보편과 상식의 세계로 돌아온 것이다. 같은 86세대이자 후배로서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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