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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도 한파 속 실종된 103세 할아버지… ‘촉’ 발동한 버스기사가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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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한파가 찾아온 22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 앞에서 노인들이 방한복을 입은 채 줄지어 서 있다. /박성원 기자
영하 11도 최강 한파 속 실종됐던 103세 노인이 약 10시간 만에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그를 태운 버스 기사가 수상함을 느끼고 빠르게 신고한 덕분이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방모 할아버지는 이날 오전 5시37분쯤 홀로 집을 나섰다. 가족이 모두 잠든 어둑한 새벽이었다. 얼마 뒤 방 할아버지가 사라진 사실을 알아차린 가족은 황급히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즉시 소재 파악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시민 제보를 받기 위해 “동대문구에서 배회 중인 103세 방○○씨를 찾습니다”라는 문구와 방 할아버지의 인상착의를 설명한 문자메시지를 서울 시민에게 일괄 발송했다. 문자에 첨부된 모바일 주소를 클릭하면 방 할아버지의 사진도 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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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이 시민 제보를 받기 위해 서울시민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독자제공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1.2도. 살을 에는 듯한 강추위 속 가족들의 시름이 깊어질 때쯤, 방 할아버지가 발견된 건 강남구를 지나던 한 버스 안이었다. 경찰과 가족의 추정과 달리 동대문구를 벗어나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대중교통으로 한강을 넘어 강남까지 이동한 뒤 다시 성동구 서울 숲 인근까지 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에서 방 할아버지를 태운 버스 기사 A씨는 당시 목적지를 물었다고 한다. 그러나 방 할아버지는 횡설수설하며 여러 번 말을 바꿨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A씨는 오후 3시6분쯤 “치매 어르신으로 추정되는 분이 버스를 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성동경찰서 서울숲지구대 소속 경찰관은 방 할아버지를 발견해 보호 조치했다. 이후 100세가 넘는 고령인 데다 장시간 추위에 노출된 점을 고려해, 소방 당국에 공조 요청을 보내 건강 상태를 체크했다. 다행히 방 할아버지의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었고, 가족에게 무사히 인계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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