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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 라이칭더 당선에… 시진핑 “통일전선 강화”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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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반중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당선된 후 시진핑(習近平·사진) 국가주석이 직접 대만 통일을 강조하는 등 내부 다잡기와 함께 대만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시 주석은 16일 발간된 중국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에 ‘신시대 당 통일전선공작의 완전하고 정확하며 종합적인 이행에 대한 중요한 사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홍콩·마카오·대만과 해외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을 잘 수행하라”며 “대만의 애국 통일 세력을 발전, 강화하고 ‘대만 독립’ 분리주의 활동에 반대하고, 조국과의 완전한 통일을 촉진하라”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대선 이후 시 주석의 대만 관련 입장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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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이 “‘대만 독립’ 활동에 반대하라”고 언급한 것은 라이 당선인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다. 라이 당선인은 전날 미국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의 대만은 ‘세계의 대만’”이라고 언급했다.
 
또 민진당이 총통선거에서는 이겼지만 의회에서는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여소야대가 된 상황에서 1당이 된 친중 성향의 국민당 등의 공략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국회의원 격인 입법위원 113명을 뽑는 선거에서는 민진당은 51석에 그쳤고, 국민당이 52석으로 1당에 올랐다. 무소속 2명도 국민당 쪽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중도 성향 민중당이 8석으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만큼 중국 측이 민중당 의원들도 공략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국 정부 고문인 정융녠(鄭永年) 홍콩중문대 선전 캠퍼스 교수도 위챗(중국판 X)에 대만과의 평화 통일을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젊은이들은 대만 미래 정치 방향을 결정할 핵심 세력”이라며 샤오훙수, 더우인 같은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대만 젊은이들에게 개방해 중국에 대한 호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는 이날 대만 정보기관을 향해 ‘민진당에 목숨을 걸지 말라’며 경고성 회유를 했다. 국가안전부는 이날 “우리는 대만 정보 부문에 충고하고자 한다”며 “민진당 당국은 오직 자기 당의 사사로운 이익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동포의 이익과 안녕은 전혀 돌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선 정보요원의 생사는 더 논할 필요도 없다”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이 대만의 독립 노선을 ‘죽음의 길’이라 규정하고 군사·경제적 압력을 예고한 데 이어 대만 정보요원들을 겨냥해 공개적인 심리전까지 시작한 셈이다.
 
중국은 대만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외교부 마오닝(毛寧)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 국가와 상하이협력기구(SCO), 아랍연맹 등 국제조직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한 뒤 이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세 과시에 나섰다.
 
또 태평양 섬나라 나우루는 전날 대만과 단교, 중국과 국교 회복을 선언했다. 중국 외교부는 기다렸다는 듯 “중국은 나우루 정부의 결정을 높이 평가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만 수교국은 과테말라와 파라과이 등 12개국으로 줄게 됐다.
 
대만 당국은 총통 선거일인 지난 13일 우자오셰(吳釗燮) 외교부장을 과테말라 대통령 취임식에 급파했다. 12개 대만 수교국 중 가장 비중 있는 국가가 된 과테말라까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신임 과테말라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는데, 대만은 아레발로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전력을 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의 로라 로젠버그 회장은 이날 “미국은 민주주의와 경제 요충지인 대만과 강력한 비공식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공동 가치와 이익에 대한 협력을 계속 심화·확대하고 대만의 국제 문제 참여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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