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겨냥 “배현진 퇴원에서 교훈 얻으라”는 한동훈…“음모론 장사에 미련 못 버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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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경찰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 대응에 의문을 표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 중인 민주당에 들으라는 듯,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배현진 의원의 용기 있고 의연한 태도에서 교훈을 얻길 바란다”고 정쟁 유도에 시간낭비 말라는 취지로 쏘아붙였다. 배 의원은 피습 이틀 만인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 퇴원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배현진 의원이 큰 정신적인 충격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퇴원한 건, 이 나라가 테러에 흔들릴 나라가 아니라는 점과 그런 테러 행위가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음모론의 소재로 이용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우선 높게 평가했다. 이어 “막연한 추측과 분노로 국민께서 불안해하지 않게 해드려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었다”며 “국민의힘 구성원 모두가 그 뜻에 따라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처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의 날 선 경찰 비판에 “아직도 이재명 대표 피습 음모론 장사를 계속하며 거기서 어떤 정치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미련을 못 버린다”며 꼬집고, “어떤 것이 이러한 상황을 맞이한 책임 있는 정치가 취해야 할 입장인지 국민들께서 평가하시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배 의원을 신속히 이송한 구조대와 사건 해결에 나선 경찰에 감사의 뜻을 표한 그는 “신속하고 투명한 설명을 해주셨다”는 말로 순천향대 서울병원 의료진에도 인사했다.
한 비대위원장 발언은 배 의원 피습 당일 공식 브리핑을 연 의료진을 부각하는 동시에, 경찰 대응에 의문을 제기하며 ‘증거인멸’ 등 주장을 펼치는 민주당에 정쟁을 유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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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1·12차 인재영입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앞서 지난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증인으로 출석한 윤희근 경찰청장과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그리고 김혁수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장에게 연거푸 질문을 던지면서, 이 대표 피습 사건에서 경찰이 소극 대응했다는 취지로 몰아붙였었다.
의원들은 현장 물청소 배경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임호선 의원은 “경찰관이 물청소를 하는데 어떻게 이런 판단이 가능한가”라며 물었고, 이해식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테러를 당한 게 오전 10시27분이고 물청소는 11시7분에 했다”며 “(이 대표가)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는데 사건 현장을 저렇게 물청소한다는 게 말이 되나, 현장 보존이 아니라 현장 인멸”이라고 날을 세웠다.
우철문 청장은 “거즈나 피 묻은 증거를 경찰이 다 확보했고 범인도 현장에서 체포됐다”며 “범행에 사용된 흉기도 압수해서 관련된 증거는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물청소 결정을 누가 내렸나’라는 이해식 의원 질문에 “부산 강서경찰서장이 과장들과 현장에서 논의해 내린 결정”이라고 우 청장이 답하자, 이를 지켜보던 행안위원장인 김교흥 의원은 “우철문 증인은 이걸 엄중한 사건으로 보지 않고, 일반적인 형사범으로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을 국민이 많이 받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우 청장과 김 센터장을 향해 “대한민국의 유력 지도자가 대낮에 피습 테러를 당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을 아직도 안 내린다”며 “대테러센터가 무슨 일을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형석 의원은 ‘신상공개위원회에서 잔인성이 크지 않고 범죄 중대성이 낮다고 신상 비공개 사유를 이야기하는데 청장님은 어떻게 판단하는가’라는 자신의 질문에 “추궁하듯 하시면 드릴 말씀이 없다”는 윤희근 청장의 답변이 돌아오자, “적어도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경찰이 돼라”고 말했다.
우철문 청장은 현장에서 흉기를 ‘과도’로 보고한 경찰관을 겨냥한 “우리 경찰 수준이 등산용 나이프를 갈아서 범행도구로 쓴 것과 과도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인지능력이 없나”라던 이형석 의원 비판에는 “과도로 1년에 숨지는 인원이 얼마나 많은지 아느냐”며 “현장의 그 급박한 상황에서 경찰이 판단해 보고한 것이고, 그 경찰관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반박도 했다.
이를 두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튿날인 26일 당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피습에 관한 수사 축소 음모론을 확산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22일에는 국회 정무위를 단독 소집하더니 어제는 행안위를 단독 소집해 윤희근 경찰청장과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김혁수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장을 상대로 현안질의를 했는데,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과 다른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고 내세웠다.
윤 원내대표는 “관련법상 범인의 신상과 당적 공개는 불가능해서 하지 않았고, 현장의 물청소는 이미 범인을 체포하고 증거를 확보한 데다가 현장이 공공장소여서 청소를 했다는 경찰의 명확한 해명이 있었다”며 “그런데도 왜 민주당이 여러 상임위를 열어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는지 국민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당이 당대표정치테러대책위라는 ‘음모론 생산공장’을 만들더니, 이제는 상임위를 ‘음모론 판매장’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민주당의 음모론 집착은 잘만하면 정치탄압 프레임을 씌워 총선 구도를 유리하게 할 수 있고, 공천을 둘러싼 당내 분란을 가리는 효과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윤 원내대표는 “하지만 민주당의 음모론은 애초에 워낙 불량품이어서 국민은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이 상임위를 단독으로 열어 무의미한 질의를 거듭한다면, 그것은 당 대표에 대한 충성경쟁이지 국민을 위한 의정활동이 아닐 것이므로 당리당략을 위해 국회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정치인을 겨냥한 테러를 보는 여야의 시각차는 이처럼 뚜렷하다. 민주당은 경찰 비판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국회 차원 특별대책위원회 설립을 촉구하고, 국민의힘이나 새로운선택 등 제3지대는 혐오의 정치부터 없애는 게 우선이라는 취지 목소리를 낸다. 민주당은 제도 강화, 국민의힘 등은 사건 근본 원인을 꿰뚫어 정치인을 향한 국민의 ‘악감정’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으로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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