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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탈탈 터는' SM엔터 감사, 세가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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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계열사인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엔터)를 상대로 고강도 재무감사에 나선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은 SM엔터의 경영진이 본사의 인가를 받지 않은 투자를 단행했는데 여기서 감사 부적격 요소가 발생했다는 것뿐이다. 카카오는 다음달 중 재무 감사를 마무리하고 문제가 된 인원들에 대한 조직 감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자율경영시대의 끝을 알리는 신호탄
 
SM엔터 감사는 다시 경영 전면에 등판한 김범수 창업자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 2일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 개편을 위해 주요 계열사 CEO들과 회의를 갖고, 새 CA협의체가 앞으로 그룹 차원의 리스크를 통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당시 CA협의체 공동 의장을 맡기로 한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그동안의 느슨한 자율경영 기조를 벗어나 구심력을 높이겠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동안 여러 계열사에서 산발적으로 처리되던 리스크에 카카오 이사회가 개입해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계열사 리스크가 그룹 차원으로 확산하는 걸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SM엔터는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혐의로 법정 다툼을 이어가는 곳이기에, 그 이외의 잡음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의 '중앙집권체제' 전환 이후 첫 감사인 만큼 그룹 내 후폭풍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카카오 모럴해저드, 온정주의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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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카카오페이최근 수년간 카카오를 둘러싼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사례가 상당수 나왔지만 사내 징계로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먹튀' 사태 이후에도 류영준 전 대표는 고문으로 재직하며 월급을 받아 갔다. 본사 재무그룹장의 법인카드 유용은 정직 3개월에 그쳤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의 '배우자 밀어주기' 투자는 검찰이 먼저 포착해서 배임 혐의로 수사 중이다.

SM엔터 경영진의 불투명한 투자 금액은 22억원에 불과하다. 연매출 1조원을 향해 달려가는 SM엔터 입장에서는 작은 규모다. 하지만 카카오에서는 이번 감사를 통해 더 이상의 모럴 해저드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재무 감사가 끝난 뒤 이어질 조직 감사에서는 현 경영진을 대거 교체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SM엔터 재매각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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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해 10월 1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일각에서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카카오가 시세를 조종한 혐의가 법정에서 인정될 경우 SM엔터가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기본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한 범죄이므로 취득한 경제적 이득이 박탈될 수 있도록 하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언급, 이를 두고 여권이 SM엔터 지분 매각을 압박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고 보유한 SM엔터 지분은 각각 20.76%와 19.11%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팔아야 하는 카카오와, SM엔터 지분을 노리는 하이브 등 잠재적 인수 후보군 사이에서 적정가에 대한 시각차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카카오가 불리한 상황에 부닥친 만큼 여러 가지 문제를 들며 가격 조정을 시도할 여지가 있다. 이번 SM엔터에 대한 선제적 감사는 이 같은 분쟁의 씨앗을 사전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다만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카카오의 연결재무제표 감사보고서 작성에 필요해 진행하는 것이고, SM이 본사와 사전 상의 없이 진행한 투자 건의 적정성에 대해 자료 제출 요구 및 조사를 진행 중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는 29일 해명 공시를 통해 "당사의 SM엔터테인먼트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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