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지지율 뚝·野는 정체·제3당 실종 … 대세도 대안도 없는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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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7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심은 여전히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방향성을 헷갈리게 만드는 여론조사 결과가 동시에 나왔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양당은 물론 제3지대 역시 '위기 신호'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총선판이 흘러가는 모양새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가 오랜만에 무너졌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성인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지지율이 29%로 집계됐다고 2일 발표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 2주 차 이후 9개월 만이다. 당시는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와 미국의 동맹국 도·감청 등 외교 문제가 불거졌던 시기다. 윤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는 취임 첫해인 2022년 8월 1주 차에 기록한 24%였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갈등을 보인 후 봉합하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윤 대통령 지지율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10 총선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지지율 하락이 정부 심판론을 부각하는 재료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여당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선거 판세를 좌우할 서울의 경우 지지율이 26%에 머물러 전체 평균보다도 3%포인트나 낮았다. 심지어 보수층이 몰려 있는 대구·경북(TK)에서조차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 비율을 앞지른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조사에서 TK 지역 응답자의 45%가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48%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내부에선 위기감이 포착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72번째 생일을 맞이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통화하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이 한 방송사와 신년 대담 형식으로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지지율 하락 국면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방송에 출연해 "수도권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저희들 입장에서는 대통령께서 조금 뒤로 물러나시고 한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당이 일치단결해서 수도권에서 승부를 봐야 되지 않느냐 이런 분위기가 상당히 강하게 있다"고 했다.
그러나 고민은 또 있다. 한 위원장의 개인 지지율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여당 지지율이 따라 오르지 않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6%로 1위였고, 한 위원장이 23%로 뒤를 쫓았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첫째주(16%)에 비해 7%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반면 정당 지지도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34%로 전주(36%)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한동훈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으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이번 총선은 결국 정권 심판론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난감한 표정이다. 윤 대통령 인기가 떨어지는데도 민주당 지지율은 반등하지 못한 채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와 동일한 35%를 기록했다. 국민의힘(34%)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지만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못하는 것이다.
제3지대도 위기이긴 마찬가지다. 창당 이벤트 효과가 사라지자 지지율이 썰물처럼 빠졌다. 빅텐트 완성도 늦어지면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무는 모습이다. 조사 대상에 처음 포함된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새로운미래는 각각 3% 지지율을 기록했다. 양당 지지율을 산술적으로 합쳐도 6%에 그친 셈이다.
이번 한국갤럽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윤균 기자 / 신유경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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