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박장범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임명안을 재가하자 더불어민주당은 23일 “KBS를 ‘김건희 Broadcasting System(방송국)’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결국 ‘파우치 박’ 임명을 강행했다.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파우치, 조그마한 백’이라고 불러준 대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변인은 “국회는 사흘에 걸친 청문회에서 박 사장의 왜곡된 언론관과 부적절한 주식 거래, 세금 탈루, 아들의 위장 전입, 스쿨존 속도위반, 과태료 미납으로 인한 차량 가압류 등을 밝혀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윤 대통령에게는 이미 김 여사의 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판단뿐이었던 듯 예정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현장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임명안 처리를 했다”며 “김 여사가 보채기라도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술친구’로 불리는 박민 사장이 KBS를 정권의 방송으로 전락시켰다면 ‘파우치 박’ 박장범 사장 체제의 출범은 KBS가 김건희 방송임을 선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박 사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앞서 국회 과방위는 지난 18~20일 사흘간 박 사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지만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앞서 박 사장은 KBS 앵커 시절이던 지난 2월 윤 대통령과의 신년 대담을 진행하면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조그마한 백을 그 앞에 놓고 갔다”고 표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이같은 발언은 사안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한다는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