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IRBM은 푸틴의 ‘레드카드’…러 “美, 알아들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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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를 발사한 것은 서방의 ‘무모한’ 결정과 행동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사일을 생산해 이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고 그 후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에 참여하는 서방 국가들의 무모한 결정과 행동에 러시아의 대응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라고 밝혔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영국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응해 오레시니크라는 이름이 붙은 최신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미국 등 서방의 승인을 얻어 에이태큼스(ATACMS), 스톰섀도 등 서방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데 대한 대응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최신 미사일 시스템의 추가 시험을 위한 타격 목표는 러시아 안보 위협에 대한 판단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서방 국가에도 보복 공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는 능력을 분명히 보여줬고, 우리의 우려가 고려되지 않을 경우의 추가 보복 조치에 대해서도 매우 명확하게 윤곽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오레시니크 미사일 발사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부와 접촉한 바는 없다면서 “어제 (푸틴 대통령의) 성명은 매우 완전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논리적이었기 때문에 현 미 정부가 이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긴장을 완화하고 추가 확전을 피하며 평화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모든 접촉에 열려 있지만 곧 퇴임하는 바이든 정부는 계속 확전의 길로 가는 것을 선호한다고 비난했다.
러시아가 지난 3월 공개한 ICBM 발사 모습.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지난 3월 공개한 ICBM 발사 모습. AFP연합뉴스
러시아 전문가들은 러시아 정부가 오레시니크 발사로 서방에 핵 분쟁과 미사일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싱크탱크 발다이클럽의 안드레이 비스트리츠키 의장은 이날 타스통신에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서방 정치인들에게 ‘레드라인’(금지선)에 대해 생각하게 할 것”이라며 “이제 공은 반대편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올레크 카르포비치 러시아 외무부 외교아카데미 부총장은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선을 넘었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며 “그들의 행동이 세계 핵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서방 전문가들도 유럽이 오레시니크의 사정권 안이라는 점에서 푸틴 대통령이 심각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불가리아 군사 전문가 보얀 추코프는 오레시니크가 푸틴 대통령이 제시한 ‘레드카드’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