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나’만 믿었다가 사달났다” 연예 사업하느라 휘청하는 이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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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예전에는 이것만 먹었는데…”
한 때 비타민C하면 떠오르던 제품 ‘레모나’. 그동안 방탄소년단, 손흥민, 트와이스 등 빅 모델을 쓸 만큼 잘 나가던 제품이다. 이 레모나를 만든 경남제약이 휘청이고 있다. 제약 사업보다는 새로 시작한 연예(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신경쓰다 벌어진 일이다.
경남제약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6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590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하지만 이익률은 더 나빠지고 있다. 2022년 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회사는 지난해 이보다 2배 늘어난 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지난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당기순이익으로 보면 더 좋지 않다. 회사의 당기순손실은 5년째 이어지는 중이다. 2022년 78억원까지 늘어난 손실액이 지난해에는 무려 222억원까지 늘었다. 사업을 할수록 손해가 나고 있는 셈이다.
경남제약은 간판 제품 레모나가 있지만 이 밖에는 존재감을 보이는 제품이 없다. 지난 해 레모나가 2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전체 매출의 29%를 차지했을 뿐 그 밖에 시장에서 주목받는 제품을 찾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경남제약은 오랫동안 레모나라는 대표 제품으로 사업을 이어왔지만 이후 이렇다 할 제품 개발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구나 비타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레모나의 존재감도 예전만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회사는 지난 2018년부터 몇 차례 제3자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경남제약이 지난 2019년 ‘블루베리NFT’에 팔리면서 시작됐다. 블루베리NFT는 원래 콘돔을 생산하는 유니더스가 출발점으로 이후 바이오제네틱스, 경남바이오파마, 블루베리NFT를 거쳐 지난 2022년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바꿨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는 연예(매니지먼트) 사업에 집중했다. 자연스럽게 제약 사업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 해에는 경남제약이 인수한 엔터파트너즈가 드라마와 영화 제작사인 스튜디오더블랙에 90억원을 투자하며 100% 지분을 사들였다. 스튜디오더블랙이 수주한 작품들 중 가장 유명한건 최민식 주연의 ‘카지노’가 있다.
현재 경남제약의 최대주주는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로 19.84%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 경남제약 사장인 홍상혁 대표는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기도 하다.
경남제약 주가는 지난 2020년 1만5000원대에서 현재는 120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경남제약이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인수된 이후 제약 사업은 사실상 개점휴업인 상황”이라며 “그나마 레모나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넥스트(다음)가 없다면 제약 사업은 사실상 더 이상 버티기 어렵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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