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중동 위기에 떤 韓증시… 변동성 장세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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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634 → 2553 → 2591 롤러코스터
외국인, 현·선물 팔며 韓증시 이탈 양상
이스라엘·이란 확전 여부가 최대 변수
반도체 성장률 후퇴에 금리 부담까지 겹악재
코스피지수가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소식에 장중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1%대 하락 마감한 4월 19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공포가 시장을 지배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공격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코스피지수는 19일 오전 11시 21분 2553.55까지 밀렸다. 지난 1월 말 이후 가장 낮았다. 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 3고(高) 우려에 ‘제5차 중동전쟁’까지 덮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투자자가 그만큼 많았다. 시장 공포 정도를 나타내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장중 25까지 치솟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그나마 이란 국영방송이 핵시설은 타격받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가진 않을 것이란 안도감이 시장에 번졌다. 4%대 강세를 보이던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과 브렌트유 6월물 모두 상승 폭이 1%대로 줄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390원을 넘어섰던 미국 달러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은 13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42.84포인트(1.63%) 내린 2591.86으로 장을 마칠 수 있었다.
기관과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6557억원, 3439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이 9257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방어했다. 외국인은 현물뿐 아니라 코스피200 선물을 1조558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200 선물을 5조7000억원 순매도해 국내 주식시장 이탈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3615억원 ‘팔자’에 나섰다. 개인이 2614억원 순매수한 데 이어 기관도 오후 들어 990억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장 중 824.99까지 빠졌던 코스닥지수는 수급 변화로 하락분을 일부 만회하며 전날보다 13.74포인트(1.61%) 내린 841.91로 장을 마감했다.
4월 17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북부의 한 군기지에서 열린 퍼레이드에서 군악대 지휘자 뒤로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가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달 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을 시작으로 13일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드론·미사일 공격, 19일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타격까지 중동 위기는 점점 격화하고 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보니 시장에서는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란이 추가 보복을 위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제 유가가 뛰고, 물가를 자극해 고금리 상황이 더 길어지는 연쇄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해로로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20% 이상이 이곳을 지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긴장감이 높아지면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현상이 심화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반대로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국제 유가가 진정세를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걸프전이나 9·11 테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역사적으로 내로라하는 지정학적 사건처럼 번지지 않는 이상 증시에 미치는 충격 강도가 세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란과 이스라엘 양측이 서로 한 번씩 보복 공격을 감행했는데, 확전을 촉발할 수 있는 레드라인(한계선) 바로 아래까지만 도발하고 있다”며 “적어도 아직은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미국과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미국의 조율이 중요할 전망”이라고 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진열된 달러. /뉴스1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에 묻혔지만, 국내 주식시장에 부담될 소식은 또 있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올해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 이상’에서 10%로 낮췄다. 국내 증시 호조를 주도했던 반도체 업종에 악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각각 2.51%, 4.94%의 하락률을 보였다. 업종 중에서도 반도체 업종이 평균 3.84% 내리며 가장 부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3개월 만에 0.6%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경기가 좋은 만큼 기준금리 인하 명분은 약해질 수 있다. 전날 연준 위원들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고,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의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와 함께 다음 달 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살펴봐야 한다”며 “조기 금리 인하는 어렵더라도 양적긴축(QT)이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 장기채 금리 상단을 억제할 수단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 증시가 안정화할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 현·선물 팔며 韓증시 이탈 양상
이스라엘·이란 확전 여부가 최대 변수
반도체 성장률 후퇴에 금리 부담까지 겹악재
공포가 시장을 지배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공격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코스피지수는 19일 오전 11시 21분 2553.55까지 밀렸다. 지난 1월 말 이후 가장 낮았다. 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 3고(高) 우려에 ‘제5차 중동전쟁’까지 덮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투자자가 그만큼 많았다. 시장 공포 정도를 나타내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장중 25까지 치솟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그나마 이란 국영방송이 핵시설은 타격받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가진 않을 것이란 안도감이 시장에 번졌다. 4%대 강세를 보이던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과 브렌트유 6월물 모두 상승 폭이 1%대로 줄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390원을 넘어섰던 미국 달러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은 13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42.84포인트(1.63%) 내린 2591.86으로 장을 마칠 수 있었다.
기관과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6557억원, 3439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이 9257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방어했다. 외국인은 현물뿐 아니라 코스피200 선물을 1조558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200 선물을 5조7000억원 순매도해 국내 주식시장 이탈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3615억원 ‘팔자’에 나섰다. 개인이 2614억원 순매수한 데 이어 기관도 오후 들어 990억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장 중 824.99까지 빠졌던 코스닥지수는 수급 변화로 하락분을 일부 만회하며 전날보다 13.74포인트(1.61%) 내린 841.91로 장을 마감했다.
이달 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을 시작으로 13일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드론·미사일 공격, 19일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타격까지 중동 위기는 점점 격화하고 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보니 시장에서는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란이 추가 보복을 위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제 유가가 뛰고, 물가를 자극해 고금리 상황이 더 길어지는 연쇄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해로로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20% 이상이 이곳을 지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긴장감이 높아지면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현상이 심화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반대로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국제 유가가 진정세를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걸프전이나 9·11 테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역사적으로 내로라하는 지정학적 사건처럼 번지지 않는 이상 증시에 미치는 충격 강도가 세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란과 이스라엘 양측이 서로 한 번씩 보복 공격을 감행했는데, 확전을 촉발할 수 있는 레드라인(한계선) 바로 아래까지만 도발하고 있다”며 “적어도 아직은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미국과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미국의 조율이 중요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에 묻혔지만, 국내 주식시장에 부담될 소식은 또 있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올해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 이상’에서 10%로 낮췄다. 국내 증시 호조를 주도했던 반도체 업종에 악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각각 2.51%, 4.94%의 하락률을 보였다. 업종 중에서도 반도체 업종이 평균 3.84% 내리며 가장 부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3개월 만에 0.6%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경기가 좋은 만큼 기준금리 인하 명분은 약해질 수 있다. 전날 연준 위원들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고,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의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와 함께 다음 달 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살펴봐야 한다”며 “조기 금리 인하는 어렵더라도 양적긴축(QT)이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 장기채 금리 상단을 억제할 수단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 증시가 안정화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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