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野 “尹정권 국민과 끝내 맞서”… 與 “입법독주 막을 방어권” [尹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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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을 마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尹 10번째 재의요구권에 정국 냉각
야권, 25일 숭례문에서 범국민집회
여론전으로 與 압박… 이탈표 노림수
이재명 “尹정권 독주·오만 심판할 것”
재표결 부결 땐 22대서 재발의 별러
與 “여야 합의 없는 특검, 전례 없어”
‘先공수처수사 後특검’ 기존 입장 고수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21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즉각 반발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장외투쟁 등 대국민 여론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8일 예정된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대통령실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재점화시킨 뒤, 국민의힘 이탈표를 노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채 상병 특검법이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난다고 강조하며 윤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장외투쟁 참석·탄핵 거론하는 野
민주당·정의당·조국혁신당·진보당·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 등 야6당은 25일 숭례문에서 서울역까지 이어지는 도로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범국민집회를 시민단체와 함께 공동 개최할 예정이다.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연루 의혹 특검법 등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들을 거론하며 ‘사적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취지로 대국민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도 보인다. 이 과정에서 탄핵 필요성까지 거론하며 여권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는 이날 이재명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장외투쟁에는 거리를 뒀지만 특검법 재추진에는 뜻을 같이했다.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부결된다면 22대 국회 개원 즉시 특검법을 재발의할 준비도 하고 있다. 22대 국회에서는 108석 국민의힘에서 이탈표 8명만 나와도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되는 데다 거부권 행사 법안은 재표결할 시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민주당은 추가 이탈표를 기대하는 눈치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22대 총선 당선자 중에서 안철수 의원과 김재섭·한지아 당선자가 찬성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재의요구 규탄 야당·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국민이, 야당이 힘을 합쳐 윤석열정권에 독주와 오만을 심판하고 특검법을 반드시 재의결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도 “여러분이 두려워할 것은 대통령과 권력이 아니라 진실과 정의다”라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대국민 전면전’으로 규정하며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피하지 않겠다”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당 초선 당선자들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해병대원 특검법, 민주당의 갈 길’ 당원 난상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은 탄핵을 직접 거론했다. 조국 대표는 당이 주최한 ‘채해병 특검법 거부권행사 위헌성을 논한다’ 긴급토론회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수사를 왜곡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거부권 행사는 위헌적”이라고 주장했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민주당 등 야권과 공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위헌적 요소가 있고 탄핵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국민께 알리고 단계적으로 투쟁 단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삼권분립 원칙 위배”
여권은 ‘삼권분립의 원칙’을 들어 거부권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중대한 예외로서 입법부 의사에 따라 특별검사에게 행정부 고유 권한인 수사와 소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특검”이라며 “행정수반인 대통령이 소속된 여당과 야당이 합의할 때만 특검이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권분립의 원칙상 대통령의 특검 임명권이 보장돼야 하지만 야당이 특검 추천권을 독점한 점, 수사가 미진할 시 도입한다는 특검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 채 상병 특검법이 공정성과 중립성과는 거리가 멀다고도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이 특검을 도입한 전례가 없었다는 점과 채 상병 사건을 현재 공수처가 수사 중인 점, 대통령 거부권은 입법 독주를 막을 유일한 방안이라는 점 등을 들어 거부권 행사를 두둔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신교계 지도부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국회 권력에 대응하는 최소한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북송금 특검 등 여야 합의 없는 특검은 어느 정부에서도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또 조 바이든 대통령 11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635건 등 “미국 대통령제에서도 총 2595건의 거부권이 발동된 바 있다”며 “행정부의 권한을 침해할 경우 최소한의 방어권이 거부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