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與 “채상병 특검 찬성 더 늘면 타격”…野 “국민 두려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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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 직원들이 전자투표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2024.5.27/뉴스1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로 국민에게 인정을 받았다. 이것을 지켜나가야 국민의 신뢰도 지킬 수 있다.”
국민의힘 김근태 의원(비례대표)은 28일 국회 본회의의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기로 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27일 오전 “더는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원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이날 오후 김 의원이 추가로 찬성 의사를 밝힌 것이다. 여당에선 특검 찬성 의원이 안철수 김웅 유의동 최재형 의원 등을 더해 5명으로 늘었다. 여당 관계자는 “재표결에서 찬성표 의원이 늘어나면 당 지도부 리더십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22대 국회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특검법을 막을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범야권이 192석으로 여당 내에서 8표가 이탈하면 대통령의 거부권이 무력화된다.
● 與 추가 이탈표 나올까 위기감
김 의원은 이날 “지금 상황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밝힌 ‘공정과 상식’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강조한 시대 정신이다. 앞서 최 의원도 특검 찬성을 밝히며 “공정과 상식을 지키고 국익을 위하는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검법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을 비판하며 찬성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본회의에 참여 가능한 295명이 전원 출석을 전제로 여당에서 17표가 ‘반대’ 당론에서 이탈하면 특검법이 통과되기 때문에 여당은 비상이 걸렸다.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들에 더해 22대에 활동하지 않는 의원 58명 중 찬반 입장을 정하지 못한 의원이 최소 5명이 더 있는 상황에서 두 자릿수 이탈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표결은 비공개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현장 표 단속도 쉽지 않다. 김 의원이 본회의 당일 오전 기자회견을 예고한 것도 추가 이탈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단 여당 원내지도부는 내일 본회의 전 의총을 소집하고 ‘특검 반대 당론’을 재차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또 본회의 당일인 내일 오전까지 출석과 반대표 행사 독려를 위한 총력전에 나설 방침이다. 한 원내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 5명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가 이탈표가 더 나오게 되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 결과 나오기 전에 대통령까지 끌고 가 탄핵을 운운하고 장외투쟁으로 끌고 가 정치 사건으로 변질시키는 것은 고인을 위하는 길이 아니다”고 밝혔다.
● 野 “특검법, 양심에 따라 표결” 압박
민주당은 본회의 당일까지도 국민의힘의 이탈표를 자극하며 특검법 처리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젊은 군인의 억울한 죽음과 권력의 부당한 은폐 의혹을 밝히는 일은 진영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역사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선택을 기억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 표 단속에 나선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수사 방해이자 ‘표틀막’(표를 틀어막는 행위)”이라며 “특검법은 양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특검법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하겠다는 계획도 강조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특검법이 부결됐을 경우 당론 1호 법안으로 재발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야권 6개 정당은 재의결 결과와 상관없이 본회의 직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1일에는 시민사회 단체가 함께하는 장외 집회도 추진한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면, 의도와는 달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요건이 더욱 완성된다”고 했다.
권구용 기자 [email protected]
윤명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