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현장EN:]치유의 굿판 벌인다…창극 '만신: 페이퍼 샤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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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만신: 페이퍼 샤먼' 창작진과 출연진. 국립창극단 제공
국립창극단이 신작 '만신: 페이퍼 샤먼'을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영험한 힘을 지닌 주인공 '실'을 통해 만신(萬神·무녀를 높이 부르는 말)의 특별한 삶과 소명의식을 이야기한다. 만신이 된 '실'이 5개 대륙의 샤먼과 함께하는 여정 속에서 마주하는 각 대륙의 비극과 고통을 굿으로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다.
연출·극본을 맡은 박칼린은 29일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1막이 한 예민한 인간(샤먼)이 태어나 자신의 힘을 발견하고 업을 받드는 이야기라면 2막은 샤먼들이 우주와 자연을 치유하는 모습을 담았다. 극에 등장하는 샤먼들이 치유를 위한 도구로 쓰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판소리와 민요, 민속악을 근간으로 새롭게 작창한 소리를 중심에 두고 무가(巫歌·무속 의식에서 무속인이 구연하는 노래)와 여러 문화권의 토속음악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박 연출이 음악감독을 겸하고 대명창 안숙선이 작창, 국립창극단 간판 배우 유태평양은 작창보를 맡았다.
안 명창은 전반적인 작창 방향을 잡고 유태평양은 박 연출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소리를 구체화했다. 유태평양은 "극중 샤먼들이 상징하는 대륙이 다른 만큼 그에 맞는 음악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한국의 전통 선율과 각 대륙의 전통 음악을 섞어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나라의 전통 음악을 국악에 접목하다 보면 음악적 통일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막상 작업해보니 각 나라의 전통 음악은 민족의 아픔과 설움을 달래준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느껴진다"며 "한국의 전통 선율을 한두 개 얹고 국악기를 살짝 배치하니 국악처럼 들린다"고 했다.
박 연출 역시 "연습하면서 판소리와 무가, 각 나라의 전통음악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첼로, 한국에서 국악 작곡을 전공하고 박동진 명창에게 판소리를 배우는 등 동서양 음악을 섭렵했다.
'실' 역은 국립창극단 단원 김우정과 박경민이 더블 캐스팅됐다. 김우정은 "위로와 치유의 무대를 선보이는 만신을 제대로 연기하기 위해 만신 선생님에게 자문을 구하고 굿판 답사를 다녀왔다"고 각오를 다졌다.
페이퍼 샤먼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종이를 활용한 무대도 주목할 만하다. 굿에서 사용하는 무구(巫具)의 일부를 종이로 만들어 한국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