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삼성 50년 절친' 코닝…반 홀 총괄사장 "韓서 반도체 유리기판 생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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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홀 코닝 한국 총괄사장이 29일 서울 강남구 코닝 서울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사업 전략과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권용삼 기자]
반 홀 코닝 한국 총괄사장이 29일 서울 강남구 코닝 서울사무소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홀 총괄사장은 이날 "코닝은 지난 50년간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기술을 혁신을 일궈냈고 그 과정에서 한국 정부 등으로 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한국은 코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곳으로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과 기회를 창출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수 유리를 제조하는 미국 소재 과학 기업인 코닝은 한국에서 디스플레이 기판 유리, 커버 글라스 솔루션, 모바일 기기용 벤더블 유리를 공급하는 '코닝정밀소재'와 고릴라 글래스, 자동차·생명공학 제품의 상용화 및 엔지니어링 지원을 제공하는 '한국코닝' 등 2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충남 아산에는 연구개발(R&D)과 제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홀 총괄사장은 고성능 반도체 수요로 인해 증가하는 유리 기판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이에 삼성전기·SKC 등 최근 유리 기판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이 예상된다. 그는 "코닝의 유리가 실제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적용되는데 필요한 준비를 마치고 고객들과 협업하고 있다"며 "특히 고성능 칩에 필요한 첨단 칩 패키징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코닝의 독자 기술인 '퓨전 공법'을 기반으로 기판용 유리를 생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패키지 기판으로 널리 쓰이는 유기소재 기판을 유리 기판으로 대체하면, 치수 안정성, 폼팩터 유연성, 기계적 특성 등 여러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리 기판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퓨전공법'은 유리를 공중에서 수직 낙하시키는 비접촉 유리 성형기술이다. 표면품질이 우수하고 편평도가 뛰어난 기판유리를 생산하는 데 적합하다. 특히 코닝은 향후 반도체 유리기판이 ‘대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칩 메이커)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다만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현성 코닝 어드밴스드 옵틱스 영업부장은 "구체적 사업 현황에 대해 말할 수 없지만 (칩 메이커 중) 글로벌 리더와 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코닝은 충남 아산에 폴더블 스마트폰이나 차량용 유리 등에 쓰이는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 제조를 위한 통합 공급망을 구축하고 지난해 양산을 시작했다. '벤더블 글라스' 제품은 삼성전자의 일부 폴더블 스마트폰 등에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벤더블 글라스 공급망 구축에 오는 2028년까지 총 15억달러(약 2조원)를 투자해 한국을 벤더블 글라스 제조의 글로벌 허브로 발돋움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코닝 테크놀로지 센터 코리아(CTCK)는 코닝이 보유한 최대 규모 R&D 센터 중 하나"라며 "코닝 전사 차원의 대규모 R&D 네트워크의 일부분으로, 직접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면서 여러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CTCK는 혁신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이렇게 한국에서 R&D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코닝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홀 총괄사장은 이날 50년 넘게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각별한 인연도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갤럭시S24' 시리즈는 코닝 '고릴라 아머'를 적용해 갤럭시S23 울트라 대비 반사율이 크게 향상됐다"고 소개했다. 코닝은 1973년 삼성과 함께 브라운관 유리를 만들면서 한국 사업을 시작한 인연으로 삼성전자 등 삼성의 관계사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 밖에 홀 총괄사장은 이날 건축용 유리 사업도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코닝은 건물에 사용되는 삼복층유리(TGU) 창호 중간 유리를 자사가 개발한 '코닝 ATG'로 대체해 기존 삼복층유리 대비 에너지 효율은 10% 향상하고, 무게는 30% 낮췄다. 특히 해당 제품은 라마다 호텔 울릉도, 청담 라온 프라이빗 등 건축물에 적용됐다.
홀 총괄사장은 "'코닝 ATG 글라스'는 내구성이 높은 초박형 경량 유리로 앞으로 건물 설계의 판도를 바꿀 혁신 제품"이라며 "에너지 효율성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고급 주거 및 건축물에 코닝의 첨단 건축 유리를 공급해 건축용 유리 시장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홀 총괄사장은 1995년 선임 엔지니어로 코닝에 입사해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여러 생산 관리직을 두루 거쳤다. 아시아 지역에서 20여년 근무했으며 작년 11월 한국지역 총괄사장으로 임명됐다.
권용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