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영일만 시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우려”…야권, ‘신중’ 강조하며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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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정부의 영일만 석유 시추 계획 발표와 관련해 본격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이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실제 석유 매장 가능성을 비롯해 정부의 깜짝 발표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예고하면서 22대 국회 초반부터 영일만 이슈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확률이 20%라는데 반대로 말하면 80%는 아니라는 이야기”라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지도 모르는데 정부 예산을 전적으로 들여서 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5공을 시추하는데 총 5000억 원 정도 들어간다는데 이게 딱 부산엑스포(2030 세계박람회)에 들어간 돈과 비슷하다”며 “불필요하게 과도한 국민의 기대를 자극해서 나중에 또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와 같은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안정적 국정 운영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민수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이 이뤄지는대로 즉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가동하겠다”며 “수천억 원 국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팩트체크를 소관 상임위에서 철저히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회의에서) 나왔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정부 발표 내용 및 결정 과정 등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청문회나 국정조사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부의 영일만 석유 발표는 사실 여부를 비롯해 갑작스러운 발표 결정 등에 있어서 의문점들이 많아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산자위 관계자도 “문제 소지가 있다면 국정조사든 청문회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규명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조국혁신당도 가세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48년 전인 1976년 1월 15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포항에서 양질의 석유가 발견됐다’라고 발표하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결과적으로 대통령 주연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났다”며 “국정을 이렇게 대충대충 운에 맡겨도 되는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조 대표 역시 “(관련) 보고서에 대한 산업통상자원부 차원의 점검이 있었는지 의문스럽다”며 “문제 보고서의 신뢰성을 추후 국회에서 따지겠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