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영일만처럼 리스크 작은 유망구조 흔치않아 … 누구라도 시추나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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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영일만처럼 리스크가 작은 유망 구조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이런 가능성을 놓고 개발할지 말지 논란이 벌어지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사진)이 10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포항 석유가스전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한국석유공사가 아니면 다른 석유회사가 언젠가는 영일만에서 시추에 나설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영일만 7개 유망 광구처럼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기 위한 구조물인 기반암, 저류층, 덮개암, 트랩 등 4대 요소가 모두 입증된 지형은 매우 드물다"며 "그뿐만 아니라 유망 구조 7개가 인근에서 함께 발견돼 '자원 밀도' 면에서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4개 구조가 모두 갖춰져 있어도, 석유·가스가 생성된 시기와 이를 가두는 구조 생성 시기가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석유·가스가 고여 있을 수 없다"며 "이 같은 '타이밍'까지 더해 5대 요소를 충족했다"고 덧붙였다. 영일만은 석유·가스를 생산하는 근원암이 800만년 전부터 존재해온 것으로 나타나 타이밍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근원암은 유기물 함량이 높아 압력과 열로 석유나 천연가스를 생성할 수 있는 퇴적암을 말한다.
아브레우 고문은 탐사 성공률 20%에 대해 "지질학적 의미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20%라는 것이며, 상업적 성공 가능성은 별개"라고 말했다. 7개 유망 광구에서 석유·가스가 발견될 가능성이 20%이고 채산성이 있는지는 석유공사가 따로 따져봐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다만 영일만 석유·가스 매장량이 35억배럴에서 140억배럴로 추정되는 만큼 경제적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 레이먼드 전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10억배럴의 석유·가스만 있으면 어떻게든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며 "영일만 7개 유망 구조의 경제적 가치도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호주 우드사이드가 동해 해저를 15년간 조사하고도 유망 구조를 발견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드사이드는 역량 있는 석유개발회사로, 그간 많은 조사와 작업을 진행해왔다"면서 "액트지오는 우드사이드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서 이번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드사이드가 급하게 철수하면서 조사해 놓고도 분석하지 못한 데이터가 많았고, 여기에 더해 석유공사가 별도로 확보한 자료를 종합해 '순차 층서 해석' 기법을 적용해 7개 유망 구조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순차 층서 해석 기법은 심해 퇴적물에 쏜 탄성파를 분석해 지질 구조를 분석하는 기법을 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달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 위치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오는 12월 첫 번째 탐사 시추를 진행하려면 7월에는 정확한 시추 위치가 나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위치 선정에는 액트지오도 참석한다. 다만 최종 결정은 석유공사가 내릴 전망이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추 작업은 40일 정도"라며 "시추 1차 결과는 내년 상반기쯤 나올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3구역으로 나뉘어 있던 동해 일대 광구도 재편한다. 석유와 가스가 대량으로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유망 구조 7곳을 중심으로 광구를 재설계해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밖에 개발에 드는 비용 절감과 위험 요인 완화를 위한 해외 투자 유치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홍혜진 기자 / 이진한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홍혜진 기자([email protected]), 이진한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