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애플 “AI 탑재한 아이폰 유럽서 안팔겠다”…국내 출시 복병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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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CEO가 WWDC24 기조연설에 앞서 청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애플>
애플은 유럽에서 애플 인텔리전스 AI 제품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21일 밝혔다. 디지털 시장법(DMA) 때문이라는 것이 애플의 하소연이다.
이날 애플은 성명을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 아이폰 미러링, 화면 공유 기능 향상 등 세 가지 기능에 대해 유럽연합 고객을 상대로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애플은 “DMA의 상호 운용성 요구 사항이 사용자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시장법은 아마존, 애플,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틱톡 바이트댄스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중소기업과 경쟁을 피하고자 생태계에 장벽을 세우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때문에 EU는 이들 기업을 문을 막고 있다는 뜻에서 ‘게이트키퍼’로 지정했다. 게이트 키퍼로 지정된 기업은 기본 기능을 경쟁 기기와 생태계에서 작동하도록 해야한다. 이른바 ‘상호 운용성 요구’다.
DMA 가운데 상호 운용성 요구 사항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적용된다. 특히 아이폰 미러링은 사용자가 아이폰 화면을 맥 화면에 복제할 수 있도록 한다. 일부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러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아이폰 미러링을 직접적으로 하는 것은 어렵다. 디지털 시장법(DMA)이 상호 운용성을 요구함에 따라, 만약 애플이 해당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면, 공식적으로 아이폰 미러링 기능을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애플 전용 인공지능(AI)인 애플 인텔리전스 역시 마찬가지다. 사용자는 애플 AI를 통해 글을 교정하거나 친근하거나 전문적인 톤으로 재작성할 수 있다. 또 사용자 정의 이모지 ‘젠모지’를 생성할 수 있다. 아울러 특정 메시지를 검색하고, 통화 내용을 요약·복사할 수 있고, 우선 알림을 표시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애플 생태계 내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 만약 DMA의 상호 운용성 요구를 따르게 되면, 애플은 자사의 AI 기술을 다른 경쟁 기기나 생태계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애플은 우선 “고객의 안전을 타협하지 않으면서 이 기능들을 EU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EU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AI 아이폰은 당장 중국에서도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챗GPT 사용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애플은 바이두 등의 중국 기업과 AI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애플은 올 9월부터 아이폰 15 프로나 아이폰 15 프로 맥스 이상 제품부터 AI 기능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아이폰 16 시리즈부터는 본격적으로 AI를 탑재해 스마트폰 교체를 유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이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EU와 중국에서 차질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법은 디지털 시장법(DMA)처럼 규제가 강하지는 않다.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법은 애플의 아이폰 AI 기능이 데이터를 수집, 처리, 전송하는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애플은 한국 법을 준수하기 위해 사용자 동의를 명확히 받고, 최소한의 데이터만을 수집하며, 국외 전송 시 적절한 보안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사용자에게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과 관리 권한을 제공함으로써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이상덕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