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국회로 돌아온 채상병특검법…여야, 재표결 시점 신경전
컨텐츠 정보
- 470 조회
- 목록
본문
윤석열 대통령 부부, 하와이 동포 간담회 참석
(호놀룰루=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쉐라톤 와이키키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4.7.9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류미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특검법'을 재의 요구하면서 국회 재표결을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열어 이 법안에 대해 윤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윤 대통령은 미국 순방 중에 이를 즉시 재가했다.
지난 4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닷새 만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특검법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결을 요구하게 된다.
국회 재의결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국민의힘 의석(108석)을 고려하면 부결될 수 있지만, 당내 '이탈표'가 변수다.
21대 국회 재표결 당시 113석이던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 108석으로 줄었다. 8명의 이탈표만 나와도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특검법 반대 논리로 똘똘 뭉친 만큼 "이탈표는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전날 경찰의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 발표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불송치된 것과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향해서도 '수사 외압' 의혹 결과 발표를 재촉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 발표에 대해 "공신력 있는 수사기관에서 내놓은 수사 결과라 진상규명의 첫발을 뗐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제 공수처의 시간이다. 공수처가 조속히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 이 사건의 진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당장 재표결을 추진하지는 않고 본회의 가결을 위한 적절한 시점을 고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1대 국회 재표결 당시 여당의 이탈표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당장 본회의에 올려도 가결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으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등 정국 상황을 종합적으로 따져 상정하겠다는 전략이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KBS 라디오에 나와 "현실적으로 통과가 되려면 국민의힘에서 8표 이상이 넘어와야 하는데 지금 그걸 기대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며 "좀 영리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해병대원 특검을 실질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국회 돌아가는 거나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런 것까지 좀 감안하면서 치밀하게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침 오는 19일이 채상병 사망 1주기라는 점에서도 야권은 대대적인 대여 공세를 펼치며 재의결을 촉구하는 여론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10일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13일 광화문 범국민대회, 19일 채상병 1주기 촛불 문화제 등을 줄줄이 진행한다.
이 같은 여야의 정치 일정과 전략을 고려하면 특검법 재표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사이 '타협안'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5월 여야가 기존 법안의 몇몇 핵심 쟁점을 고쳐 '이태원특별법'을 합의 처리한 사례도 있다.
이 경우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가 내놓은 '대법원장 등 제삼자 특검 추천 채상병특검법'이 주로 거론된다.
다만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한 후보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거리를 두고 있고, 민주당 원내지도부 역시 "특검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인 만큼,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표 대결'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류미나([email protected])
홍지인([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