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사퇴하라" "탄핵 빌미" 한동훈에 집중포화…韓 "거짓이면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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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왼쪽부터), 원희룡, 한동훈, 윤상현 당 대표 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2차 당 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11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주자 4명의 두 번째 TV토론도 ‘대세론’을 지키고 있는 한동훈 후보를 향한 집중 공세로 귀결됐다.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를 둘러싼 ‘3대 의혹’을 꺼내들며 “사실이면 사퇴하라”고 압박했고, 한 후보는 “거짓이면 책임지라”고 응수했다.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탄핵 프레임’을 띄우며 한 후보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후보들 간 진흙탕 싸움이 위험수위를 넘나들면서 전당대회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원 후보는 이날 2차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한 후보의 가족이 4·10 총선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제 아내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근거를 말해달라’고 하자 지난 5월 한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제가 지목하겠다. 이 모 전(前) 서기관 강 모 변호사 그리고 몇 현재 비례 의원들도 있다. 중간에 명단이 바뀌기도 했고, 현재 비례대표를 하고 계신 분들도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분들이 들어간 그 기준과 절차에 대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가 ‘제 아내가 관여된 부분이 어디 있느냐’고 재차 묻자 “내가 아직 특정인을 지명하지 않았다”면서도 “여러 명 중에 그와 관련을 피하고는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합리적 의혹이 있어 말한 것이고 지금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얘기하면 다 가까운 분들인데, 증거를 조작할 건가. 다 부인할 거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객관적 당무감사를 하면 다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언급한 두 명과 제 처가 아는 사이거나 일면식이라도 있다면 정계에 은퇴하겠다”며 “오히려 김의겸(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씨는 녹음이라도 틀었는데, 원 후보는 김씨보다 못하다”고 비꼬았다. 이어 “원 후보가 관련 자료를 갖고 있으면 연기나 냄새만 피우지 말고 다 까시라”며 떳떳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후보는 원 후보가 “김경률 회계사를 왜 금융감독원에 추천했느냐”고 묻자 “추천한 적 없다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말아 달라”며 “(의혹이 사실이면) 사퇴하겠다. 원 후보는 어떻게 책임질텐가”라고 반문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최근 김건희 여사의 ‘사과 의향’ 문자를 ‘당무개입’이라 규정한 것을 두고 “탄핵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에게 빌미를 준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는 최근 문자 논란에 대해 ‘당무개입’이라 하고, (본인이) 답장을 했으면 '국정농단'이라고 한다”며 “당무개입, 국정농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기소를 할 때 한 말로, 우리당에게는 금기어인데, 민주당에 (빌미를) 제공하는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한 후보는 나 후보의 공세를 ‘탄핵 공포 마케팅’이라 규정한 뒤 “나 후보도 당무개입 비슷한 것에 당하지 않았나. 물론 물러났지만”이라며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나 후보를 좌절시킨 연판장 사건을 꺼내들었다.
윤 후보는 한 후보가 자신이 지향하는 정치를 ‘공공선 추구’라고 정의하자 그가 국정농단 당시 특검 검사였던 점을 거론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30년을 구형한 것도 공공선을 추구한건가”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의 당원이 포진한 영남권 당심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에 한 후보는 “그 사안은 여러분들이 관여를 하셨고, 가슴 아픈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우리 지지자들이 탄핵의 강을 건넜는데, 이 선거를 앞두고 다시 탄핵의 강으로 들어오려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권주자들이 토론회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가릴 것 없이 날선 비방전을 이어가면서 당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도 당권 주자 간 신경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선관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최근 22대 총선 공천 등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사안들이 SNS와 언론 보도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다”며 “논란이 확대 재생산될 경우 선관위는 당헌·당규상 명시된 제재 등 적극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진석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