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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한동훈 나오자 “배신자” VS “꺼져라”… 의자 집어들고 육탄전까지 “자폭 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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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참석자들 일부가 연설중인 한동훈 후보에게 ‘배신자’라고 외치며 의자를 집어 던지려고 하자 경호원과 당직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2024.07.15. 뉴시스

 

 

 

당내에서 “자폭 전대”라는 비판이 나왔던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15일 합동 연설회마저 지지자 간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며 난장판으로 변했다. 일부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은 한동훈 후보가 단상에 올라 연설을 시작한 지 2분 만에 “배신자 꺼져라”라고 소리를 지르고, 말리는 한 후보 지지자를 향해 의자를 집어 던지려고 했다. 한 후보 지지자와 전당대회 경호원들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서로 어깨로 밀치고 삿대질하는 충돌이 벌어졌다.


한 후보 지지자들은 이날 서병수 선거관리위원장이 “최근 출처가 확인되지 않는 여론조사가 보도돼 경선을 더욱 혼탁하게 하고 있다”고 말하자 “사퇴해” “셧업(입 닫아)”이라고 외쳤다. 한 후보 캠프 자체 여론조사에서 과반 지지율이 나왔다는 보도를 지적하자 한 후보 지지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서 위원장은 “한 후보의 자발적 지지자냐, 동원한 거냐”고 되물었다. 전대 기간 후보들 간 극단 이전투구 양상 속 지지자 간 몸싸움까지 벌어지며 아수라장으로 변하자 당내에선 “지지자를 자극한 후보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합동 연설회에서 한 후보 연설이 시작한 지 2분이 지나자 일부 원 후보 지지자들이 “배신자” “꺼져라”라고 외쳤다. 한 후보는 “그냥 둬라. 소리쳐도 괜찮다”고 했다. 이후 원 후보를 지지하는 유튜버가 의자를 집어 던지려고 나서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이에 한 후보는 고정된 마이크를 뽑아 들고 무대 앞으로 나가 “내게 배신자라고 외치는 것은 좋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묵살하지 말아 달라. 다른 분을 폭행하지 말아 달라”며 “국민의힘의 정치는 이 수준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 후보는 연설 중 “앞으로 근거 없는 마타도어(흑색선전)에 대한 대응을 최소화해서 전대가 혼탁해지는 것을 막겠다”고도 했다. 그간 ‘오물’ ‘노상방뇨’ ‘다중인격’ 등 거친 언어로 원 후보 공세를 맞받아쳤지만 여론조사 1위를 유지하자 변수를 줄이기 위해 대응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체육관 앞은 각 후보 지지자 수천 명이 한데 모이면서 소란스러웠다. 연설회가 시작되자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연설 중에는 양팔로 ‘×’자를 그리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여당 관계자는 “서로 지지 않으려는 성격의 후보 두 명이 맞붙다 보니 지지자들 감정도 끓어오르고 있다”며 “당내에서도 이렇게 막무가내 ‘분당(分黨)’ 막장극으로 가느니 하루빨리 끝냈으면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한 인터넷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동훈 칼 들고 간다” “계란하고 칼 들고 복수하러 간다”는 글이 게시돼 경찰이 게시자 추적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도 ‘1강’ 한 후보를 향한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나경원 후보는 연설에서 한 후보를 겨냥해 “당무개입, 국정농단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한테 뒤집어씌운 혐의 아니냐”며 “야당의 탄핵 공세에 오히려 힘이나 실어주는 후보는 정말 이기적이고 위험하고 불안하다”고 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제기된 사설 여론조성팀과 ‘댓글팀’ 의혹을 거론하며 “실제로 존재한다면 중대 범죄행위다. 드루킹 사건을 떠올리면 이해가 될 것”이라며 “한 후보가 대표가 된다 해도 이 중대한 사법리스크로 인해 정상적인 당 대표직 수행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부 검증을 넘지 못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 한들 얼마나 버티겠느냐”고도 했다. 이에 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자발적 지지자가 댓글을 단 게 잘못이냐”며 “돈을 주고 고용했거나 팀을 운영한 거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원 후보는 이날 대법원장이 특검 추천권을 갖는 채 상병 특검법 발의를 약속한 한 후보를 겨냥해 “당 대표와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이 같다면 의원들이 반대하는 특검에 왜 찬성하느냐”며 “특검을 저지할 당 대표를 세우지 않으면, 우리 모두 망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후보도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내세우는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당원들은 탄핵의 빌미, 당정관계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연구개발(R&D)에 관한 예산 삭감 문제가 거칠었다. 정교하지 못했다”며 “여러분의 신뢰로 대한민국이 잘못된 길로 가는 걸 막아내겠다”고 했다. 대전 총선 민심에 악영향을 미친 R&D 예산 삭감을 언급하며 대통령실을 비판한 것 풀이된다.


천얀=최혜령 기자 [email protected]

조권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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