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이재명 우클릭' 파고든 추경호…"세제개편 즉시 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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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오른쪽)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사이에 두고 악수하고 있다. 이들은 18일 본회의 개최 여부 등을 논의했으나 팽팽한 이견만 재확인했다. 한주형 기자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추진하고 노란봉투법·방송 4법 입법 등을 강행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세제 개편 카드로 맞불을 놨다.
여당은 지난 국회에서 좌절됐던 연금개혁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도 출범시키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민주당에 뺏긴 듯했던 이슈에서 주도권을 되찾는 한편 정쟁에서 민생 정책으로 초점을 이동시키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16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종합부동산세 개편과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등 세제 개편 논의에 즉시 착수할 것을 제안한다"며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이 전 대표가 그렇게나 서둘렀던 연금개혁도 여야정 협의체를 마련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세제 개편과 연금개혁 모두 이 전 대표가 제안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야당을 압박한 셈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에서 "종부세가 불필요하게 과도한 갈등과 저항을 만들어낸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며 점검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금투세에 대해서도 유예 가능성을 열어두며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세제 개편 이슈로 민주당에 역공을 한 국민의힘은 재정·세제 개편 특별위원회를 통해 논의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여당 재정·세제 개편 특위는 종부세, 상속세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18일에는 금투세 폐지 필요성을 주제로 하는 추가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특위 위원들을 비롯해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역제안을 하자 민주당은 신중론을 펼치며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곧 세제 개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니 이를 검토한 후 민주당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라며 "부자 감세만을 획책하는 정부·여당의 세제 개편에 동참할 생각은 없지만 전향적인 세수 확보 방안을 내놓는다면 여야정 협의체 참여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아직 세제 개편안에 대한 당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입장이 정해진 뒤 여야 협상에 나서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제 개편을 위한 여야 논의는 쉽게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세제에 대해서는 아직 당론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금투세에 대해서는 폐지를 당론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와 달리 종부세는 개편을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방향을 공식화한 적이 없다. 종부세와 관련해서는 1가구 1주택자 폐지, 기준 금액 상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야당 움직임을 보고 판단하려는 분위기로 읽힌다.
민주당 역시 일각에서 금투세 유예와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폐지를 시사했지만 당내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도층 확장을 고려했지만 '집토끼'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두관 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이날도 "불평등과 양극화가 굉장히 심해지고 있다"며 "종부세와 금투세를 건드리는 것은 당의 세제 원칙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고 이 전 대표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반면 지난 국회에서 막판 협상이 결렬된 연금개혁의 경우 정부안이 먼저 제시되면 여야가 협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도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 협의에 나서자는 국민의힘 제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여야는 소득대체율·보험료율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해 모수개혁에 실패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국회가 어렵게 도출한 연금개혁안을 정부가 거부한 만큼, 정부가 연금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국회에 제출해 심의와 동의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신유경 기자 / 위지혜 기자 / 박자경 기자]
신유경 기자([email protected]), 위지혜 기자([email protected]), 박자경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