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원] 한동훈 물어뜯다 끝난 與 합동연설회…역대급 집안싸움 '촌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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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7일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7.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한동훈'으로 시작해 '한동훈'으로 막을 내렸다. 초반부터 각 후보는 '1강' 한동훈 후보를 의식해 거친 공세를 퍼붓더니, 회차를 거듭할수록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 '댓글 팀 운영 의혹' 등 독한 말을 내뱉었다. 한 후보도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 사실을 폭로하며 진흙탕 싸움에 발을 담궜다.
당권주자들의 이전투구는 지지자에도 영향을 미쳤다. 분위기가 과열된 나머지 각 후보의 지지자들이 감정에 못 이겨 육탄전까지 벌이는 촌극이 자아냈다. 정치권에선 "축제가 돼야 할 전당대회가 역대급 집안싸움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국민의힘은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합동연설회 일정은 마무리됐다.
다섯 차례의 합동연설회가 진행되는 동안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1강'인 한 후보를 집중 견제했다.
초반까지만 해도 한 후보의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언급하며 "대통령과 각을 세워선 안 된다"며 한 후보를 비판한 이들은 각자 '현역 당대표' '대통령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차별화에 공을 들였다.
막바지로 다가갈수록 각 후보들의 입은 독해졌다.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 운영 의혹, 공천 사천 의혹 등 한 후보의 과거 의혹을 들춰내며 거세게 압박했다. 정책과 비전이 담긴 각 후보의 사전 준비 연설문은 헛되이 휴지통으로 향했다.
한 후보도 초반에는 "정책 선거를 하자"며 대응을 최소화했지만, 막바지에 나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요청을 폭로하는 등 이전투구에 참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권주자 간의 극심한 대립은 지지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5일 충청권 합동설명회에서 한동훈, 원희룡 후보 지지 유튜버들은 서로 "배신자"라며 욕설과 야유를 퍼부으며 의자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연설회장 밖으로 나가선 욕설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경찰에 이들을 수사 의뢰하고 후보들에 지지자 관리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전당대회가 역대급 집안싸움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의 축제와도 다름없는 전당대회가 후보들의 이전투구로 외려 분열을 조장하는 행사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여태까지 이토록 극심하게 대립했던 적은 없었다"며 "전당대회 이후 통합을 어떻게 해나갈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전당대회를 열고 차기 당대표를 선출한다. 만약 1등 후보가 과반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할 경우, 결선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상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