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SK도 美 반도체 보조금…"반도체 소부장 보조금까지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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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른 보조금을 받게 됐다. 미국 반도체 산업에 투자한 우리 기업들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물밑협상을 해온 정부도 한숨 돌리게 됐다.
정부는 앞으로 미국에 투자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이 이달 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중 HBM(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에 우리 기업들의 불이익이 없도록 설득한다.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미국 상무부는 6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주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 투자와 관련해 최대 4억5000만달러(약 6200억원)의 직접보조금, 5억달러의 대출을 지원하는 내용의 예비거래각서(PMT)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38억7000만달러를 들여 미국 인디애나주에 AI(인공지능)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 생산 시설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선 HBM4 등 차세대 HBM을 비롯한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미국의 보조금 규모는 전체 투자액의 11.6% 수준이다. 대출까지 포함하면 24.5%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진행 중인 파운드리 공장 건설과 관련해 64억달러의 보조금이 확정됐다. 삼성전자의 전체 투자액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 비율은 14.5%로 인텔(8.5%)과 TSMC(10.2%)보다 월등히 높았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 대미 투자에 나선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보조금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에 따라 총 390억달러 규모 보조금을 책정했다. TSMC, 인텔, 삼성전자,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5대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받기로 한 보조금은 총 281억달러 규모다. 반도체 소부장 투자 기업들이 보조금을 받을 여력이 충분한 셈이다.
국내에선 SK앱솔릭스가 지난 5월 글로벌 반도체 소재기업 최초로 미국 투자금의 약 25%에 달하는 7500만달러 규모 보조금을 확보했다. 앱솔릭스는 하반기 미국 정부의 보조금 추가 확보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앱솔릭스 외에도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인 동진쎄미켐, 솔브레인, 에프에스티, 한양이엔지 등이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거나 발표할 예정이다.
동진쎄미켐은 삼성물산·미국 마틴 사와 합작 설립한 DSM쎄미켐의 미 텍사스주 황산 공장을 지난 달 준공, 이달부터 공장을 가동한다. 동진쎄미켐은 공장 건설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솔브레인도 오는 2033년까지 삼성전자 테일러 신공장에 5억7500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반도체법 보조금 규모에 대해 협상 결과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정부는 미국에 투자한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도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대중 HBM 수출통제 조치 등과 관련해서도 우리 업계에 불이익이 없도록 대응할 계획이다.
또 미국과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SCCD) 반도체 포럼' 등의 채널을 통해 양국 반도체 산업 현안인 △기술개발 △인력양성 △공급망 안정 △AI 비즈니스 등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올 하반기 미국 현지에 '한-미 AI 반도체 혁신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다.
세종=최민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