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중앙] K메모리반도체 대만 수출 급증…HBM 수요 늘어 상반기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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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한국에서 대만으로 수출한 메모리 반도체 규모가 전년 대비 20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가속기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이 커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1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월 한국이 대만에 수출한 메모리 반도체는 42억6000만 달러(약 5조8200억원) 규모로 지난해 상반기(13억1000만 달러) 대비 225.7% 급증했다. 전체 메모리 반도체 수출 증가율(88.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대만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2015년 11억30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2018년 38억3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40억 달러 수준에서 유지됐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 추세가 그대로 이어지면 연 8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 수출국 순위에서 대만은 지난해 5위에서 올해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대만으로 수출이 급격히 늘어난 데엔 SK하이닉스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산업 발전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들어가는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 납품용 HBM 물량이 늘어났다.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인 엔비디아는 TSMC에서 AI 가속기를 위탁 생산하고 있다. TSMC는 자체 생산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SK하이닉스 등으로부터 넘겨받은 HBM을 대만 공장에서 패키징한다. 최종 제작된 AI 가속기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한다. 현재 한국 기업 중에 SK하이닉스만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에서 “2분기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그동안 PC·스마트폰에 쓰이는 부품 외에 한국에서 대만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수출할 일이 별로 없었다”며 “최근 TSMC의 최종 패키징 관련 SK하이닉스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출도 확대된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수요가 늘어나면 대만 수출도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전체 반도체 수출은 657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2% 늘었다. 1위 수출국인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이 35.6% 늘어났고, 대미(對美) 수출은 184.3%나 급증했다. 다만 미국이 HBM 등 첨단 반도체 기술과 관련한 추가 대중 제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반도체 수출에 변수로 작용할 순 있다.
세종=나상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