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수도권 의대 수험생 93% “지방의대 졸업후 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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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의대 지망 수험생 10명 중 7명이 “지방 의대 수시모집에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방 의대를 졸업한 뒤 지역에 남겠다고 답한 비율은 7%에 그쳤다. 대다수 수험생은 의대 증원에 따른 교육의 질 하락이나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의대 평가·인증 강화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하면서도 의대 지원 희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 수도권 학생 7.1%만 “지방 의대 졸업 후 남겠다”
종로학원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전국의 수험생 1715명(수도권 813명, 비수도권 90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수도권 학생 70.5%는 ‘지방권 의대 수시 지원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지방 의대에는 수시 지원 의사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9.5%였다. 그러나 수도권 학생들에게 ‘지방 의대 졸업 후 향후 의사활동 선호 지역’을 물었을 때는 서울 63.8%, 인천·경기 29.1%로 수도권에서 의사 활동을 하겠다는 비율이 92.9%에 달했다. 지방에서 의사 활동을 하겠다고 답한 경우는 7.1%에 불과했다. 정부가 “지역 의대 정원을 늘려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밝힌 구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지방 수험생들은 수도권 학생들의 응답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지방 수험생들에게 지역에 따른 의대 선호도를 물었을 때 65.6%는 지역 소재 의대를 선호했으며, 지역인재전형으로 해당 지역 의대를 가고 싶다는 응답 비율(63.4%)도 높았다. 수도권 의대를 희망한다고 답한 비율은 34.4%였다. 또 지방 학생들은 의대 졸업 후 선호하는 의사 활동 지역으로 수도권(31.7%)보다 지방(68.3%)을 선호했다.
● 수험생 98.4% “의평원 평가 강화에도 의대 지원”
수험생들은 정원이 늘어난 의대들의 경우 교육의 질이 현 수준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응답자 59.6%는 증원된 의대 교육의 질이 현재보다 ‘매우 하락하거나’(18.8%) ‘하락할 것’(40.8%)이라고 답했다.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한 수험생은 35.4%, 현재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수험생은 5.0%에 그쳤다.
최근 의평원이 대규모 증원이 확정된 의대 30곳에 대한 평가·인증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두고 53.0%는 진학 후 불이익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영향 없을 것’과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23.5%였다. 하지만 98.4%는 의평원 평가 결과에 따른 불이익 발생 가능성에도 의대 지원 의사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지원 포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6%에 그쳤다.
지난달 의평원은 내년도부터 10% 이상 증원된 의대에 대해 △향후 6년간 매년 주요 변화 평가 시행 △평가 항목 3배 이상 확대(15개→51개) 등 이전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의대가 의평원 인증을 못 받으면 모집 정지, 국가고시 응시 불가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5일 “증원된 의대 모두 의평원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선 ‘인증을 받지 못한 의대에 입학하면 의사 국가시험조차 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김예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