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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이재명, KBS 겨냥 “정신 잃었거나 의도적 도발”…‘나비부인’ 방송 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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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는 15일 기모노 차림 배우와 일본의 기미가요 선율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을 광복절 첫 방송으로 내보낸 KBS를 맹폭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KBS1의 ‘KBS 중계석’ 프로그램 논란 기사를 공유하고, “제 정신을 잃었거나 의도를 가진 도발일 것”이라고 있는 힘껏 날을 세웠다. 이어 “지하의 독립투사들이 통탄할 일”이라며 “대체 왜 이러는 걸까”라고 따져 물었다.

 

앞서 KBS1은 같은 날 0시부터 ‘KBS 중계석’을 통해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나비부인’을 방송했다. 오페라 ‘나비부인’은 푸치니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작곡한 오페라로, 미국 극작가 벨라스코가 쓴 희곡을 기초로 했다. 1904년 2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1900년대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15세에 게이샤가 된 나비부인 조초상과 미군 장교 핑커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논란은 일본 기모노 차림 배우가 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불거졌다. 전체 3막 중 1막인 ‘나가사키 언덕에 있는 일본 집 뜰’에서 기모노 차림 배우가 나와서다. 집안 몰락으로 게이샤가 된 조초상과 핑커톤이 결혼한다는 내용을 다루는데, 남편을 믿고 사랑한 조초상에 초점을 맞추고 특히 작품에 순수성을 부여한다는 차원에서 이 작품에는 일본 기미가요 선율까지 포함됐다. 다만, 작품이 2막으로 넘어가면서 기모노 의상은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이 작품의 2부는 16일 0시에 방송될 예정이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광복절 방송 내용으로 해당 프로그램이 적절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시청자는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광복절이 무엇인지 모르냐”며 “국민들이 낸 수신료로 뭘 하고 있느냐”고 따졌다. 일본(Japan)을 붙이라는 의미에서 ‘JBS’로 사명을 바꾸라는 다른 시청자도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KBS가 대한민국 방송이라는 게 부끄럽고 화가 난다”고 쏘아붙였다.

 

광복절에 기모노 차림 배우 방송이 제정신이냐고 따져 묻는 한 시청자의 청원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1만1000여명이 동의했다. KBS는 청원글 게시 30일간 동의 인원이 1000명 이상인 청원에 대해서는 30일 이내에 답변하고 있다.

 

KBS는 같은 날 공식 입장에서 “시청자분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쳐드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오페라 ‘나비부인’은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작품으로 일본 주둔 미군 장교와 일본인 여성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다”며 “극 중 남녀의 결혼식 장면에서 미국 국가와 일본 기미가요가 연주된다”고 덧붙였다.

 

애초 올해 6월 예술의전당 녹화로 지난달 방송 예정이었으나 ‘2024 파리 올림픽’ 중계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하게 됐다고 KBS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뀐 일정을 고려해 방송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 시의성이 적절한지 등을 확인·검토하지 못했다”며 제작진 불찰로 물의를 일으켰다고 재차 고개 숙였다. 방송 경위 조사로 담당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는 약속과 함께 KBS는 “15일 방송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는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하겠다”고도 알렸다.


김동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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