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해 뜨기도 전에 눈이 번쩍… 나이 들었다는 신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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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아침에 잠이 일찍 깨 새벽부터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왜 나이 들수록 아침잠이 없어지는 걸까?
뇌 노화로 멜라토닌 분비 감소
나이가 들수록 아침잠이 없어지는 주요 원인은 뇌의 노화다. 뇌의 시상하부가 수면과 각성을 담당하는데, 이 부위가 노화하면서 생체리듬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또 시상하부는 잠을 잘 때 심부 체온을 평균보다 1도 떨어뜨리고 일어날 때는 정상체온으로 돌아오게 한다. 그러나 시상하부 노화 탓에 체온 조절이 적절히 안 되면 젊은 층보다 두세 시간 일찍 체온이 떨어지고 정상 체온으로도 일찍 돌아온다. 이것이 수면 패턴을 깨뜨린다.
멜라토닌 분비량이 감소하는 것도 원인이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으로 잠자기 두 시간 전부터 분비량이 늘어나고, 해가 뜨면 줄어든다. 멜라토닌은 뇌 속 송과체에서 분비되는데, 나이가 들어 송과체가 퇴화하면 멜라토닌 분비량도 줄어든다. 멜라토닌이 빨리 사라지는 바람에 이른 새벽에 잠에서 깨는 것이다.
신체 질환이 원인일 수도
신체 질환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나이 들면 호흡계 질환, 심혈관계질환을 비롯해 몸에 다양한 통증이 생긴다. 관절염 등의 퇴행성 질환이 있다면 통증으로 인해 잠을 못 이루기도 하고, 전립선질환이나 과민성 방광 등의 문제로 인한 야간뇨나 빈뇨로 잠을 설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잠에서 자주 깨 새벽에도 잠을 푹 자지 못하는 것이다.
거식증 있는 지도 살펴야
한편, 거식증 발병과 관련된 유전자가 있는 사람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대 연구 결과가 있다. 실제로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질환인 거식증(식욕부진증)은 70대 이상 노인에게 흔한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식이장애 진료현황 자료에서 2022년 거식증 환자의 39.1%가 70대 이상이었다.
일상생활 지장 생긴다면 전문가 상담을
일찍 일어나더라도 머리가 맑다면 충분히 잠을 잔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매일 5~6시간 정도 규칙적으로 잔다면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 일찍 일어났다고 억지로 낮잠을 청하기보다는 오히려 낮 시간의 활동량을 늘려 밤에 깊은 잠을 자는 게 도움이 된다.
다만, 바뀐 수면 리듬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수면 전문가와 상담 후 소량의 수면제를 먹거나 인지행동치료를 받는 것을 고려하는 게 좋다.
김서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