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간만에 본가 갔더니, 반려동물이 ‘얜 누구지?’ 이유는… [멍멍냥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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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와 사는 자취생들은 본가에 두고 온 반려동물을 그리워한다.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반려동물을 만났는데, 생각만큼 날 반겨주지 않을 때가 있다. ‘간만에 만난 강아지가 날 못 알아본다’는 후기가 온라인에 보이기도 하는데, 그간 보호자를 잊기라도 한 걸까?
"정말 못 알아보는 것 아냐… ‘척’ 하는 것"
반려동물은 주로 후각을 통해 보호자를 기억하고 구분한다.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인천점 문종선 원장은 “오감을 다 활용하지만, 시각 의존도는 20%로 생각보다 낮으며 주로 후각에 의존한다”며 “체취를 통해 보호자를 구별하는 게 가장 크고, 목소리 음성이나 톤으로도 인지한다”고 말했다. 한 번 기억한 체취는 잘 잊지 않는다. 향수를 뿌려서 체취를 가려도 그 속에서 보호자의 냄새를 분간해낼 정도다.
후각이 이처럼 뛰어나다 보니, 반려동물이 간만에 만난 보호자를 알아보지 못하긴 어렵다. ‘알아보지 못하는 척’하는 쪽에 가깝다. 보호자의 부재에 대한 서운함을 표출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은 사람처럼 시간 개념이 없다. 이에 보호자가 집을 얼마나 오래 비웠는지는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자신이 보호자를 필요로 할 때마다 곁에 없었다는 것은 기억한다. 문종선 원장은 “조금이라도 반려동물과 유대감이 형성돼 있었다면, 간만에 만났대서 못 알아보긴 어렵다”며 “보호자에게 삐쳐서 데면데면하게 구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보호자 체취 밴 물건 두고오는 게 도움
본가를 떠나있는 동안, 반려동물이 나의 부재를 덜 느끼게 할 방법이 있다. 내 체취가 밴 물건들을 곳곳에 두고 오는 것이다. 통화를 통해 내 모습이나 음성을 반려동물에게 들려주는 건 생각보다 도움되지 않을 수 있다. 전자기기를 통해 전달되는 보호자의 모습이나 음성이, 실제 모습이나 음성과는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말하는 사람이 보호자라고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날 모르는 척하는 반려동물을 달래겠다고 간식을 주는 건 좋지 않다. 문종선 원장은 “삐졌을 때마다 간식을 준다는 것이 학습되면, 간식을 먹으려고 일부러 삐진 척 할 수 있다”며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서운함을 풀고 다가오니, 빨리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보호자 정말 못 알아보면 치매 의심
보호자를 정말로 알아보지 못한다면 인지장애증후군(치매)이 의심된다. 이럴 땐 다음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지 살핀다. 의심 증상을 여럿 보이면 동물병원에 내려가봐야 한다.
인지장애증후군이 있으면 꼬리잡기하듯 한 방향으로 계속 돌거나, 아무런 목적 없이 집안을 정처없이 돌아다닌다. 방향 감각이 서서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불면증이 생긴 듯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문종선 원장은 “정확히 말하면 잠을 안 잔다기보다는 늘 자던 시간 말고 다른 때에 자는 것에 가깝다”며 “평소 언제쯤 잤는지에 대한 생활 기억마저 소실돼 그렇다”고 말했다.
밥을 지나치게 자주 먹는 것도 인지장애증후군 의심 증상이다. 밥을 먹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려서 또 먹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엔 폭식을 유발할만한 다른 질환이 없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몸에 기생충이 있는 등 다른 내과적 이유로도 밥을 지나치게 먹을 수 있어서다.
이해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