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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울릉도에 없어선 안 될 사람” 월 700만원 버는 택배기사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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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서 ‘쿠팡맨’으로 일하는 30대 남성의 일상이 공개됐다. 월 700만원을 번다는 그는 “버는 만큼 대가는 무조건 있다”고 했다.


지난 15일 유튜브 ‘갈때까지간 남자’에는 ‘월 700만원 벌지만 곰방(건축자재 운반일)만큼 힘들어요…34살 울릉도 쿠팡맨 청년’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쿠팡맨 김수현(34)씨의 하루는 선착장에 가는 것부터 시작됐다. 울릉도에는 물류센터가 없기 때문에 배를 통해 물건들이 들어오는데, 선착장에서 이를 전달받아 분류 작업을 한다고 했다. 매일 울릉도로 들어오는 크루즈 덕에 이제는 울릉도에서도 당일 배송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배가 들어오지 않는 날도 있다. 김씨는 “배가 안 뜨는 날이 쉬는 날인데, 몰아서 오면 나비효과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이틀에 나눠 배송할 양을 하루 만에 배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600개든 700개든 당일 배송을 해야 한다”고 했다. 평소에는 오전 7시쯤부터 일을 시작해 오후 2시쯤에 일을 끝마치지만, 배가 들어오지 않았던 다음날에는 오후 10시까지 일을 하는 날도 있다고 했다.


택배차에 물건을 실은 김씨는 본격적으로 배송을 시작했다. 꼬불꼬불한 길을 운전하던 김씨는 “태어나서부터 울릉도에 있었으니까 길이 다 이렇다고 생각한다”며 “겨울이 되면 눈이 많이 오기 때문에 좀 힘든데, 그거 말고는 딱히 힘든 건 없다”고 했다.



운전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차는 물론, 리어카도 올라갈 수 없는 곳이 많아 김씨는 무거운 물건들을 직접 날라 집 앞에까지 배송했다. 1.5ℓ 음료수 12개가 든 상자 2개를 들고 가파른 길을 오르던 김씨의 이마에서는 땀이 연신 흘렀다. 김씨는 냉장고도 어깨에 메고 배송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를 촬영하던 유튜버는 “이 정도면 도로가 아니라 산을 타는 것 아니냐?”고 했고, 김씨는 “이게 다반사라서 저는 그냥 도로라고 생각한다. 길 때문에 그만두는 사람도 있긴 하다”고 답했다.


김씨는 밥도 먹지 않고 일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일을 끝내기 위해서였다. 육지 쿠팡과의 차이점에 대해 김씨는 “보시다시피 여기는 평지가 없으니 더 힘들다”며 “없는 지번도 있고, 지도에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좀 더 힘들다”고 했다.


물건을 배송받은 이들은 열심히 일하는 김씨를 아꼈다. 한 여성은 “수현아, 밥 먹고 가라”며 챙겼고, “건강 챙기면서 하라”며 격려해 주는 남성도 있었다. 김씨는 “저는 울릉도 수현이라고 보면 된다. 동네 수현이”라며 일하는 도중 음료를 건네는 이웃들이 많아 음료를 사 먹은 적이 별로 없다고 했다.



김씨는 자기 일에 만족했다. 그는 “기름값 등을 떼고 나면 (순수익) 600만원 후반 정도를 번다”며 “혼자 일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남과 부딪히는 것 없고, 만족한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이거 왜 했지?’ 싶었는데 통장에 돈이 꽂히는 거 보면 바로 내일 나가게 되어 있다. 금융치료가 되는 것”이라며 웃었다.


김씨에게 가장 힘든 점은 “사람들이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몸은 당연히 힘든 거고, 힘든 만큼 버니까 상관없는데 사람들이 하대하는 부분이 조금 있다”고 했다.


김씨는 쿠팡맨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돈 많이 번다고 다들 섣불리 시작하던데, 처음에는 물건 100개 들고 가면 하루 만에 다 못하실 거다. 무턱대고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버는 만큼 대가는 무조건 있다”고 했다.


열정 넘치는 김씨의 모습에 네티즌들은 “울릉도에 없어서는 안 될 분이다” “현직 15년 차 택배기사로 배달 수량 광역시 1등도 해봤는데 저기는 자신 없다”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노동강도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힘든 만큼 돈 많이 벌고 건강하시라”며 응원했다.


이가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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