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사립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 스스로 교실 바닥에 떨어진 김가루를 치우게 했다가 아동학대 사건에 휘말린 뒤 부당 해고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육 당국은 진상 조사에 나섰다.

2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유치원 원장·원감의 갑질과 괴롭힘으로 쓰러져 가는 교사를 구제해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유치원 A교사의 어머니라고 밝힌 청원인은 “사회초년생인 딸이 유치원 원장과 원감에게 협박당하고 억울하게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뒤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A교사는 지난 6일 인천 모 사립 유치원에서 바닥에 떨어진 김 가루를 아이들에게 자율적으로 물티슈로 청소하게 했는데, 이 과정이 ‘대변을 치우게 했다’는 내용으로 와전됐다.

이에 한 학부모는 자녀로부터 “유치원에서 대변을 치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일 오후 7시쯤 아동학대 신고를 하겠다며 유치원을 찾아 감시카메라(CCTV) 확인을 요청했다.

영상에는 아이들이 김 가루를 청소하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한 원생이 바지에 실수를 해 냄새가 퍼졌을 뿐 교실이나 복도에 용변이 묻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원인은 “A교사는 유아의 기본 생활 습관과 발달과정을 위해 식사 후 정리 시간을 가졌고 용변을 치우게 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원장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며 무조건 죄송하다고 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원장과 원감은 “대변이 아닌 것을 안다”면서도 “왜 아이들에게 물티슈를 주며 바닥을 정리하게 했느냐. 우리 유치원에 경찰조사가 오면 절대 안된다” “학부모가 아동학대라면, 아동학대다” 등의 이야기를 하며 학부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할 것을 강요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가 조폭같이 생겼다”며 공포심을 주기도 했다는 게 청원인의 주장이다.

A교사는 결국 아무 상황 설명도 하지 못한 채 10여명의 학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고 한다. 청원인은 “원장은 이들 앞에서 A교사가 해임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며 부당해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원장과 원감은 압박과 협박으로 교사가 겁먹은 상태를 이용해 아무 말도 못 하게 했고 강압적으로 사직서를 작성하게 하며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련 사안을 접수한 인천시교육청은 해당 유치원에 대해 감사 절차에 착수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우선 유치원을 대상으로 미흡한 점이 있는지 현장 점검을 나갔고 감사도 진행될 예정”이라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김자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