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명태균 문자, 어쩔 수 없는 본질은 ‘오빠’ [정기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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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데스크] 명태균은 인제 보니 선거 브로커가 아닌 컨설턴트에 가까운 사람이다.
적어도 김건희와 윤석열에게는 그런 역할을 한 사실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문자들은 대통령 부부가 후보 시절 ‘명태균 선생님’을 얼마나 존중하고 믿었는지를 사실화처럼 보여 준다.
이것이 명태균 사태의 뉴스 가치이고 ‘사기꾼’의 폭로를 중계방송하는 이유다. 윤석열 부부의 ‘치부’를 그가 하나씩 벗겨내고 있기 때문이다.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에서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 암튼 전 명 선생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 해결할 유일한 분이고요.”
먼저 확실히 해야 할 것은 그 내용이 특정한 법을 얼마나 위반했느냐다. “윤석열이 홍준표보다 2% 높게 나오게 만드이소”라고 한 것이 여론 조작이라고 야당 측은 주장한다. 여당 대표 한동훈도 “여론조사 장난질”이라고 분개하며 김어준의 여론조사 회사 ‘꽃’을 싸잡아 비판했다.
명태균은 조작을 지시한 게 아니라 조사 작업 과정에서의 잘못을 바로잡으라는 뜻이었다고 해명은 한다. 이 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올라가지도 않았다(현재 검색에서도 발견되지 않음). 또 당시 다른 조사들에서도 尹이 洪을 2% 포인트보다 훨씬 더 높게 나오고 있었다. 조작할 이유가 있었을까?
김영선 공천을 김건희에게 부탁해서 따내고 그녀가 보선 당선 대가로 국회의원 세비 절반을 명태균에게 떼어 먹힌 ‘반 땅’ 건은 수사 기관에서 조사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일이다.
김건희가 이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사실도 없거니와 그럴 필요도 없었다. 당시 보선 공천은 창원 출신, 전 다선 의원 김영선에게 가는 것이 순리로 보였고, 4.10 총선 때는 성적 불량으로 컷오프돼 개입이 원천 불가능했다.
문제는 김건희의 전방위적인 오지랖과 ‘오빠’를 뭐 취급하며 쥐락펴락한, 상상을 초월하는 섭정(攝政)의 정도다. 법 아닌 국민 정서의 문제다.
국민은 문자에 나오는 ‘오빠’가 대통령 (경선 후보) 남편을 가리키는 것 같긴 한데, ‘철없이 떠드는’이라는 표현에 놀랐다가 ‘지가 뭘 안다고’는 말에 믿기지 않은 표정이 됐다.
대통령실이 이런 국민들 반응을 믿고. ‘믿을 수 없는’ 반박문을 내놓았다. 다른 폭로에는 입을 열지 않아 “뭐가 켕겨서 그러나?”라는 비아냥을 듣더니 ‘오빠’에는 신속히 대응한 게 벌써 수상했다.
“명태균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다.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다.”
친오빠가 그 오빠라 해도 문제는 없지 않다. 공식 직함 없는 친인척의 국정 개입이다. 실제로 그 오빠의 대선 전후 활약상에 대한 소문도 무성하다. 김건희의 또 하나 늪이다.
대통령실은 해명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인 난감한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비서실장 정진석 경질과 수석-비서관-행정관의 대대적 개편(특히 김건희 라인)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말은 못 하고 ‘오빠’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나 즉각 해명에 나서는 자세와 실력으로는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가 없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불행하게도, ‘오빠’가 바로 본질이라는 사실이다. 왜?
김건희의 광범위한 오지랖을 그 호칭이 대변하고 있다. 대통령실도 그래서 화들짝 놀라, 많은 국민들이 거짓말이라고 보는, 해명하지 않았겠는가?
명태균은 이 오빠에 대해 현재로서는 말을 돌리고 있다.
“(카톡 내용 중 ‘오빠’에 대해선) 기억도 안 난다. 한 2000장 되는데 기억하겠나? 나중에 내가 여사가 왜 그랬는지 설명하면 또 뒤집어질 것이다.”
대통령 부부에게까지는 아직 각을 세울 때가 아니라는 계산인 듯하다. 그러나 그 오빠가 진짜 친오빠라면 이 중차대한 시점에서 그가 그 문자를 세상에 내보였겠나?
상식적인 의문이다. 그럴 이유가 없다. 영부인의 친오빠 험담을 하필 골라 그 긴박한 상황에서 폭로한 까닭이 무엇일까? 그는 수많은 계산 끝에 그 문자를 첫 번째로 터뜨렸다고 봐야 한다.
문자들로 볼 때 윤석열은 처음엔 이준석 관련 조언 포함해서 명태균의 말을 잘 안 들었다. 부인이 ‘명 선생님’을 깍듯이 모시며 그와의 통화를 남편에게 들려주려고 스피커폰을 사용한 정황이다.
명태균은 “대통령 부부와 매일 6개월간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라고 했다. 그러자 대통령실이 또 놀라서 이를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누구 말이 맞겠나? 한동훈식으로 답을 맞힌다면 “국민들은 다 아실 것”이다.
윤석열은 검찰 선배에게 자기가 부인을 어떻게 할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빈털터리 한량 노총각’을 구제해 준 부잣집 딸에게 지금도 쥐여사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제는 해야만 한다.
그녀가 대통령 남편을 ‘철없이 떠드는 오빠’, ‘무식하면 원래 그러는 오빠’로 보고 있다면 본인과 나라가 너무 초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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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기수 자유기고가([email protected])
데스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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