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애 키우랴 부모 간병하랴…해리스도 트럼프도 '샌드위치 세대'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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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도 중년에 접어들고 베이비붐 세대가 80대에 가까워지면서 미국 유권자 사이에서 아이와 노인을 동시에 돌보는 '샌드위치 세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란히 이들 세대의 고충을 감안해 가정 내 노인 간병 지원책을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녀와 적어도 한 명의 부모를 돌보는 샌드위치 세대가 11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아이 낳는 시기는 전보다 늦어졌고 부모 세대는 더 오래 살면서 치매 등으로 집중돌봄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졌다. 미국 국민의 상당수가 자녀가 아직 어려 양육에 전념해야 할 시기에 노부모도 돌보고 있어 이전 세대보다 긴 기간 '샌드위치형 간병'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퓨 리서치의 설문조사(2021년 10월) 결과에 따르면 미국 국민 중 지난해 어린 자녀와 부모(한 명 이상)를 동시에 돌봤다고 답한 40대는 54%에 달한다. 50대는 36%, 30대도 27%에 달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존스버러의 한 교회에서 열린 예배와 조기 투표 행사에 참석해 스티비 원더가 불러 주는 생일 축가 '해피 버스데이'를 듣고 있다. 스티비 원더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존스버러의 한 교회에서 열린 예배와 조기 투표 행사에 참석해 스티비 원더가 불러 주는 생일 축가 '해피 버스데이'를 듣고 있다. 스티비 원더는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생길 위험에 대해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AP=뉴시스
샌드위치 세대의 재정적 압박도 커지고 있다. 케어닷컴에서 2000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60%가 작년에 연간 가계 소득의 20% 이상을 육아에 썼다. 2021년에는 51%만 소득의 20% 이상을 육아에 썼다. 한편 장기요양보험사 제노워스 파이낸셜에 따르면 가정 건강 보조원(간병인)의 중간 비용은 지난해 10% 상승해 연간 7만5500달러(약 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뉴욕 라이프의 설문조사에는 절반 이상의 미국인이 성인자녀 외에 부모를 돌보기 위해 '재정적 안정'(주로 은퇴저축)을 희생했다고 밝혔다. 노던 트러스트 자산관리의 여성 및 재산 담당 전국 이사인 스테프 와그너의 분석에 따르면, 40대가 5년 동안 매달 1500달러(약 205만원)를 기부해 노령 부모를 부양할 경우 은퇴저축에서 100만달러(1억3682만원) 이상이 손실될 수 있다.
미국 유권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이들 샌드위치 세대의 민심은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도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트레보스에 있는 햄버거 체인인 맥도날드서 감자 튀김을 만들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트레보스에 있는 햄버거 체인인 맥도날드서 감자 튀김을 만들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메디케어 혜택을 확대해 가정의료를 포함하자고 제안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달 ABC뉴스에 출연해 "우리 나라에는 중간에 낀 사람들이 정말 많다"며 "모두(부모와 자식 노릇을) 잘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들이 일한다면 특히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에 응수해 재택 간병 혜택을 우선시하고 무급 가족 간병인을 지원하기 위한 세액공제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인구통계 전략가 브래들리 슈어먼은 "장수에 엄청난 비용이 들게 됐다"며 "노년 세대를 돌보기 위해 중년의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그만두게 될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이 그렇고, 이는 미국 경제에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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