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MBK, 국내 대기업 경영권 흔드는 '적대적 M&A 그림자'로 재계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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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연이어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면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고려아연과 한국앤컴퍼니를 포함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을 잇달아 타깃으로 삼으며 경영권 분쟁에 관여하고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최근 한 홍콩 투자은행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의 역동성을 추구하며 변화의 주체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한국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M&A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분쟁에 개입 중이다. 지난해 말 한국앤컴퍼니를 상대로 적대적 M&A를 시도하며 경영권 갈등을 일으킨 데 이어 대기업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 나선 것이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MBK의 이러한 움직임이 국내 대기업들이 지닌 취약한 소유구조를 활용한 전략으로 보고 있으며, 다른 대기업들 또한 잠재적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국 재계는 현재 3세, 4세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되는 시기에 있다. 높은 상속세율(50% 이상)로 인해 다수의 대기업 지주사에서 오너 지분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취약한 소유구조가 사모펀드와 같은 투기성 자본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MBK파트너스가 개입한 사례를 보면, 한국앤컴퍼니는 조현식 전 고문과 조현범 회장 간의 갈등이 MBK의 진입 계기가 됐다. 고려아연은 주요 주주 간 승계 갈등이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상속세와 승계 과정에서 지배구조의 약점을 드러내는 동안 경영권 방어를 위한 법적 장치는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관투자자 대상 연차 총회를 통해 6호 바이아웃펀드 2차 클로징으로 약 7조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중동과 중국 등 해외 자본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외국 자본 배경이 국내 기업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과거 소버린, 론스타, 칼라힐 등 외국계 투기자본이 국내 대기업들을 공격했던 사례와 유사하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외국 자본의 경영권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경영권 방어를 위한 법적 보완과 함께 징벌적 상속세 제도의 개편 필요성이 강조된다.
한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지나치게 높은 상속세율이 오너 경영인의 소유 기반을 약화시키고 외부 자본의 개입 가능성을 키운다”며 “상속세 개편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오종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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