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노조' 퇴출로 노조원 13년만에 감소…대기업·공공 쏠림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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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 전국 노동조합 조합원이 1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정부는 현장에서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한 일명 ‘유령 노조’가 줄어든 결과라는 설명이다. 노동계에서는 현 정부의 국정 기조와 노동권 약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우리 사회 양극화의 원인 중 하나인 대기업·공공부문으로의 노조 쏠림은 여전한 과제로 지적됐다.
2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전국 노조 조직 현황’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 수는 272만 2000명으로 전년 대비 21만 명 감소했다. 조합원 수가 감소하기는 2009년 165만 명을 기록한 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조합원 수가 줄면서 노조 조직률도 13.1%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감소했다.
고용부는 조합원 수 감소 원인을 정확한 통계를 위한 유령 노조의 퇴출 효과로 설명했다. 고용부는 실태 조사를 벌여 활동하지 않는 노조 41곳(조합원 1만 8000명), 실체가 없는 노조 1478곳(조합원 8만 1000명)을 노조 목록에서 삭제했다. 플랜트건설노조·건설산업노조처럼 개별 노조원 수(고용부 신고 기준)가 급감한 영향도 있었다. 신설 노조도 431곳으로 2021년(568곳)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하지만 노조 지형을 양분해온 양대 노총(한국노총·민주노총)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제1 노총인 한국노총 조합원 수는 112만 1819명으로 9.4% 줄었다. 두 번째로 조합원이 많은 민주노총도 조합원 수가 109만 9805명으로 9.3% 줄었다. 하지만 전체 조합원 중 양대 노총 조합원 비중은 2021년 84%에서 2022년 82%로 소폭 줄었다.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노조 지형이 대기업과 공공부문으로 쏠린 현상도 바뀌지 않았다. 공공부문 노조 조직률은 70%로 전년과 같았다. 반면 민간 조직률은 10.1%로 1년 새 1.1%포인트 줄었다.
사업장별 규모로 보면 통상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장 조직률이 36.9%로 다른 사업장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근로자 30~99명은 1.3%, 30명 미만은 0.1%에 그쳤다. 이는 우리 사회의 임금 양극화를 낳는 원인 중 하나다. 고용부가 지난해 발표한 고용 형태별 근로 실태 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의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보면 300인 미만 사업장의 비정규직 임금은 44에 불과하다. 기업 규모에 따라 큰 차이를 빚는 임금 수준은 노조의 임금 교섭력으로 간극이 더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노동시장 이중구조라고 부른다. 이중구조는 대기업·정규직이 만든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비정규직이 형성한 2차 노동시장으로 나뉜 층이다.
노동계와 정부의 이중구조 해법이 다르다. 정부는 대·중소기업의 상생과 대기업에 만연한 임금의 연공성을 낮추고 직무와 숙련·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를 확산하는 방향을 꾀한다. 반면 노동계는 근로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노조 조직률 제고를 최우선 해결책으로 본다.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법제화, 직무별 임금제, 초기업 교섭(산별노조) 확대,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도 해결책으로 거론된다.
노동계에서는 노조원 감소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지난해 정부는 노동계에서 노동 탄압 정부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노동계와 갈등이 심했기 때문이다. 주요 정부 위원회에서 양대 노총 역할이 축소되고 노조 지원 사업도 줄었다. 건설 현장 노조 불법 근절 대책도 지난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올해 한국노총의 복귀로 노동계와 경영계·정부의 대화 창구가 복원됐지만 노정 갈등이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의 민낯을 폭로하고 광범위한 퇴진 여론을 만들겠다”며 “임금과 노동권, 사회 공공성 강화라는 의제로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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