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하루아침에 계엄군 됐다”…전역 신청하는 특전사 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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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육군 특수전사령부 소속 부사관 중 전역을 희망하는 이들의 숫자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군의 최정예로 꼽히는 이들이 군을 떠나는 일이 거듭될수록 우리 군사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방부로부터 받은 ‘최근 5년 내 육군 특전사 계급별 희망전역 신청 현황’에 따르면, 작년 12월 3일부터 이달 3일까지 두 달간 52명의 특전부사관이 전역을 신청했다.
계급별로는 중사와 상사가 각 26명이다. 전역을 희망하는 중사 수는 전년 동기 11명보다 약 2.4배 늘었고, 상사 수는 전년 동기 6명에서 약 4.3배 증가했다. 직전년도 비교 기간(2023년 12월 3일~2024년 2월 3일)에는 전역을 신청한 특전사 중사·상사 수가 총 17명이었다.
특전사 내 중사·상사는 특전사의 현행 작전요원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추 계급이다. 유사시 육지·해상·공중 등 전천후 침투가 가능하며 정찰·정보수집·요인 암살 및 납치·인질구출·게릴라전 등 각종 특수전을 수행하는 최정예 대원들이다.
지난해 12월 4일 자정께 국회의사당 본관 3문 앞에 특전사 병력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 [이상현 기자]
지난해 12월 4일 자정께 국회의사당 본관 3문 앞에 특전사 병력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 [이상현 기자]
육군 일선 부대에서도 중사·상사·대위 등 중간급 간부들의 전역 희망 사례가 매년 증가 중인 가운데 특전사에서 유독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 건 낮은 처우에 대한 불만 표출인 동시에 계엄령 선포 당시 직접 동원된 부대라는 것을 불명예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20년가량 특전사에서 지휘관과 참모로 근무한 뒤 최근 예편한 A대령은 “특전부사관은 고도의 작전 수행능력과 체력이 요구돼 일반 전투원 육성에 비해 2배 이상의 훈련기간과 재원이 필요하다”며 “동료 선후배들의 전역 소식은 부대 전체 사기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복무의지를 갖고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 요원들에게 심리적 동요를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유용원 의원은 이와 관련, “특전부사관의 전역 러쉬 현상은 우리 특수작전수행 능력 저하로 이어져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도 있는 긴요한 문제인 만큼 군 당국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2·3 비상계엄에 동원된 일부 특전요원들은 계엄 상황인지도 모르고 상관의 명령에 따라 동원됐을 뿐”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특전사에 대한 우리 국민의 변함없는 애정과 응원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