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증시에 상장한 후 비트코인 가격이 20% 이상 급락했다.

ETF 출시로 투자가 편해져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차익 실현 매물과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최근 발을 들인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3만8900달러 선에서 거래돼 현물 ETF가 상장한 11일 최고치인 4만9000달러에 비해 20.6% 하락했다.

이달 초에는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가상화폐인 이더리움도 이날 6% 이상 하락한 2205달러를 기록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4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새로 승인된 현물 비트코인 ETF에 유입됐다. 특히 블랙록과 피델리티가 운영하는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전에 비트코인 투자 시장을 주도하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ETF 승인 소송을 이끌었던 그레이스케일 펀드에서 28억달러 규모가 실망 매물로 나와 현금화되면서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파산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도 매물을 많이 쏟아내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비트코인 ETF 촉매제가 시장 참가자들을 실망시킬 것이란 평가다.

케네스 워딩턴 JP모건 애널리스트는 “가상화폐 ETF에 대한 열정이 더욱 위축돼 가격이 낮아지고, 거래량이 줄어들면 코인베이스와 같은 회사의 부수적 수익 기회가 적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