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난다”며 자신이 돌보던 뇌염 환자를 폭행한 50대 여성 간병인이 경찰에 입건됐다.

17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A씨를 학대 등의 혐의로 입건, 여죄가 있는지 캐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코로나19에 걸려 1인 입원실에 입원한 B씨(60대)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거나, 얼굴 부위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B씨가 코로나에 걸려 폐쇄회로(CC)TV가 있는 1인 병실로 옮겨지면서 밝혀졌다. B씨의 상태를 수상히 여긴 의료진이 CCTV를 확인하고 B씨의 가족에 알리면서 학대가 확인된 것이다.

SBS가 지난 16일 공개한 CCTV 영상에는 학대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A씨는 여러 차례 누워 있는 B씨의 머리채를 잡고 뜯거나 흔들었다. 또 A씨는B씨의 얼굴을 손으로 내리치고 재활운동용 나무 막대기로 이마와 입술을 때렸다.

B씨의 자녀는 “(간병인이) 늘 해왔다는 듯이 오로지 머리채만 잡고 엄마를 일으켜 세우더라”라며 “머리카락이 빠져서 (머리에) 크게 땜빵처럼 생겼고 뒤에도 세 군데가 그렇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너무 뒤늦게 알았다는 게 죄스럽다”며 “긴 기간 동안 엄마 혼자 오롯이 고통을 견뎌낸 것이지 않느냐”라고 토로했다.

CCTV의 존재를 몰랐던 A씨는B씨 가족들에게 환자가 스스로 움직이다가 다친 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B씨를 간병하다가 지쳤다.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 폭행했다”며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또 다른 범행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