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번에는 ‘국회의원 세비 삭감’ 제안…전문가들 “현실 정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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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국회의원의 보수를 지칭하는 세비(歲費)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국민 중위소득에 해당하는 정도의 액수를 받는 게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국회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고려해 민심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됐다. 다만 ‘정치 신인’인 한 위원장이 현실적인 문제를 경시하고 있으며, 국회의원들에 대한 반감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겠다는 방안을 정치개혁안을 이미 제시했다. 국회의원 정원 축소에 이어 이번에는 월급 삭감을 제안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 물가 인상률, 공무원 급여 인상률과 연동돼 국회의원 세비를 인상하는 것과 관련해 국민들이 여러 비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고 단순한 고위공직자가 아니다”라며 “임무가 중하고 영예가 높으니까 (세비도) 높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직역이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우리 국민 중위 소득에 해당하는 정도의 액수를 세비로 받는 것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올해 국회의원 세비는 지난해보다 1.7% 오른 1억5700만원으로 책정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 해 평균 가구의 중위 소득은 5362만원이었다.
다만 한 위원장은 “아직 제 개인의 생각”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그동안 한 위원장이 내놓았던 ‘정치개혁 시리즈’와 달리 사견임을 전제로 제안한 것이다.
한 위원장이 던진 국회의원 세비 감축에 대해 당에서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외과 교수는 “한 위원장이 정치를 안 해본 사람이라 현실 정치를 모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어 “국회의원은 봉사직이 아니다”면서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을 정치개혁 어젠다로 던지면 국회에 대한 불신, 국회의원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 교수는 “세비가 3분의 1수준으로 깎이면 국회의원들이 돈의 유혹에 약해질 수 있고 청년·직업 정치인의 문턱을 높이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며 “세비를 건드릴 것이라면 받는 돈보다는 쓰는 돈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방향이 낫다”고 강조했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도 “의정 활동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세비를 깎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면서 “현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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