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피하려 보복 앞두고 이란에 대비 시간 주는 미국[이-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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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요르단 주둔 미군 3명이 숨진 이란 후원 민병대 공격에 미 정부가 보복 의지를 거듭 강조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 모두 확전을 피하기 위해 신중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동 전역에서 그림자 전쟁을 치러온 미국과 이란은 공격하면 당한 만큼 반격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번 미국 반격 준비 과정에서 미국과 이란 모두 다른 모습이다.
미 의회에선 이란 후원 민병대의 공격에 대해 이란을 상대로한 강력한 보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선거를 앞둔 바이든 정부는 보복이 이란의 반격을 불러 가자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꺼린다.
이란도 속내가 복잡하다. 미국의 보복에 대해 이라크, 예멘, 시리아, 레바논 등의 민병대들이 반격하지 않도록 말리면 저항의 축이라는 명분을 잃을 수 있는 반면 강력히 반격할 경우 미국에 군사적으로 대패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국무부 출신의 제럴드 파이어스테인 미 중동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은 “양측 모두 무력 사용을 고려하지만 금지선을 넘으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을 공격한 이라크 민병대가 이란 쿠드스군이 자금과 무장을 지원한 곳 가운데 하나라고 지목했다.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민병대 및 이란 인사와 시설 등 여러 표적에 대한 공격을 승인했다. 그러나 이번 주말 시작될 보복은 군사 행동과 다른 조치들을 섞음으로서 미 정부가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바라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내도록 “다단계”로 이뤄질 예정이다.
미 당국자들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가자 전쟁 휴전을 중재하는 와중에 이란과 대리 세력들이 상황을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이란도 자신들이 미군 공격을 지시하지 않았으며 미국이 이란 영토와 인사들을 상대로 보복하면 반격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란의 입장에는 미국이 금지선을 넘지 말라는 메시지가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채텀하우스 중동프로그램 책임자 사남 바킬은 “상황악화를 막기 위해 긴장 수위를 조절하는 일종의 이면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은 보복 공격에 앞서 보복 의도를 여러 차례 강조함으로써 이란이 인력과 장비를 이동할 시간을 주고 있다. 보복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면서 이란의 대응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중동 지역 미군 사령관이던 조제프 보텔 예비역 육군 장성은 미국의 대응이 효과가 있으려면 대리 세력은 물론 이란에 대한 공격이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병대들이 한 일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이란에 보내야 한다. 이란에 중요한 표적이 보복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표적이 반드시 이란 내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확전을 막기 위해 신중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중동 전역에서 반격할 수 있는 강력한 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공습해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했을 때 상황이 위태로웠다. 당시 이란이 여러 차례 미군을 미사일로 공격해 미군 수십 명이 부상했으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아 미국이 추가로 보복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양국이 확전을 자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란은 민병대들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민병대들이 모두 이란과 같은 시아파 이슬람이 아닌데다 각 지역 민병대의 이익과 이란의 이익이 상충하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프로젝트 책임자 알리 바에스는 요르단 주둔 미군이 숨졌기 때문에 보복으로 이란에서 부상자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란혁명수비대를 공격하면서도 희생자를 최소화한다면 이란도 반드시 상황을 악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망자가 발생하면 이란도 대응하지 않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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