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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드인] 중국에 추월당한 K-게임, 재미와 혁신에 집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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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산업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중국 게임 업계가 부쩍 높아진 개발력과 마케팅 물량 공세를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 조이나이스게임즈의 '버섯커 키우기'는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을 누르고 1월 4주 차 주간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외산 모바일 게임이 주간 매출 순위 1위에 오른 것은 2022년 7월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한 일본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후 1년 6개월여 만이다.

'버섯커 키우기'는 출시 이후 잦은 게임 내 결제 오류, 운영진의 불법 프로그램 수수방관으로 이용자들의 지탄을 받아온 바 있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광고와 현금 결제 유도로 1등을 차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공고히 자리 잡고 있던 국내 앱 마켓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이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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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4주 차 주간 앱 마켓 매출 순위
[모바일인덱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자기복제' 한국식 MMORPG 질린 젊은 세대 파고드는 중국 게임작년 한 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돌아보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상반기에는 '아키에이지 워'를 시작으로 '프라시아 전기', '나이트 크로우',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 등 4종의 대형 MMORPG가 1∼2개월 차이를 두고 연달아 나오며 '빅4'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들 게임은 세부적인 설정과 테마만 조금씩 다를 뿐, 자동 전투와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한 BM(수익모델)으로 점철된 전형적인 한국식 MMORPG였다.

가뜩이나 '리니지' 모바일 게임 3부작과 '오딘'이 자리 잡고 있던 MMORPG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빅4' 중 현재까지 매출 10위권 이내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게임은 '나이트 크로우'가 유일하다.

반면 작년 중국 게임은 장르의 다양성과 나름의 작품성으로 MMORPG 중심의 한국 시장이 놓치고 있던 10대∼20대 게이머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호요버스가 지난해 4월 출시한 턴제 역할수행게임(RPG) '붕괴: 스타레일'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스타레일'은 출시 후 첫 3개월간 전 세계에서 누적 매출 5억 달러(약 6천700억원)을 달성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똑같이 지난해 출시된 퍼스트펀의 캐주얼 슈팅 게임 '라스트 워: 서바이벌', 센추리 게임즈의 전략 게임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도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국내 앱 마켓 매출 순위 10위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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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미스: 오공' 체험 부스에 몰린 관람객들
(쾰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중국 게임사 '게임 사이언스'가 25일(현지 시간) 독일 쾰른에서 '게임스컴 2023' 현장에 설치한 신작 게임 '블랙 미스: 오공' 체험 부스가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2023.8.25 jujuk@yna.co.kr


글로벌 넘보는 중국 게임 개발력…"개발 중심 체질 개선 서둘러야"그간 한국, 일본을 비롯한 해외 선발 주자의 게임을 모방하며 기술력을 쌓아 올린 중국 게임 업계는 콘솔 플랫폼 중심의 북미·유럽 게임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지난해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Gamescom)에 출품되며 화제가 된 중국 게임사 '게임 사이언스'의 '검은 신화: 오공'이 대표적이다.

중국 고전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액션 게임 '오공'은 트레일러에서 보여 준 높은 퀄리티의 비주얼과 게임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잠시 체험해 보려고 해도 2∼3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독보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호요버스의 '원신'만 봐도 신규 콘텐츠 추가 속도가 한국 기업은 엄두도 못 낼 정도로 빠르다"며 "노골적인 '베끼기'로 성장한 중국 게임사들이 이제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게임의 부상은 최근에 와서야 PC·콘솔로 플랫폼을 다변화하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에도 '도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 침체로 실적 악화에 직면한 국내 게임업계는 최근 인력 감축·조직개편 바람이 불고 있다.

구체적인 방향은 기업마다 다르지만, 공통으로 코로나19 시기에 확장한 비핵심 사업을 잇달아 정리하고 핵심 게임 개발·운영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게임사들이 섣부른 외연 확장보다는 재미있고 혁신적인 게임을 만드는 것이 답이라는 교훈을 얻은 셈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사들이 신규 IP 발굴, 신기술 연구개발(R&D)에 힘을 실어주는 개발 환경을 만들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정책적으로는 도전적인 시도를 하는 중소 개발사,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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