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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한동훈' 뽑는 與전대에 한동훈 등판?…시나리오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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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는 것은 피했어야 되는 전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3일)
“보수에 들어온 용병 비슷하다.” (유승민 전 의원, 1일)
“더 이상 우리 당에 얼씬거리면 안 된다.” (홍준표 대구시장, 지난달 20일)

셋 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말이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에 참패한 지난달 11일 “제가 책임지고 사퇴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여의도를 떴다. 그런데도 정치인 한동훈을 둘러싼 여권 내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한 전 위원장의 잠재적 경쟁자로 여겨지는 차기 대권 주자들이 앞다퉈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한편, 이르면 6월말 개최될 차기 전당대회를 두고 당 한켠에서 ‘한동훈 출마설’이 피어오른다.

때 이른 한동훈 복귀설…왜
‘포스트 한동훈’ 체제를 세우는 차기 전당대회에 한 전 위원장이 출마한다는 건 기존 정치 문법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일이다. 궤멸적 패배로 평가받는 22대 총선을 지휘한 패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여권 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책임론을 벗어나기에는 아직 사퇴 선언문 잉크도 안 마른 시점”이라며 “총선 참패 책임론이 원내대표 선거판도 뒤집었는데, 전대라고 예외가 있겠느냐”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개표 예측 결과를 보고 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개표 예측 결과를 보고 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이원(어차피 이철규가 원내대표)’이란 말까지 돌았지만 이철규 의원은 결국 당 안팎의 책임론에 밀려 5일이 마감이던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간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도부의 경우, 여야를 막론하고 최소 서너달 가량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도 관례였다.

그런데도 여권에 때 이른 한동훈 복귀설이 떠다니는 이유를 두고 정치권에선 크게 세 가지 정도를 꼽는다. 먼저 당내 ‘친한계’를 비롯한 주변 세력들이 한 전 위원장의 조기 등판에 군불을 떼고 있다는 점이다. 핵심 친한계 의원은 지난 3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이번 전대 후보군을 보면, 국민들이 물을 원하는데 빵이나 고구마가 나오는 격”이라며 “이제 슬슬 한 전 위원장도 사람들을 만나고 활동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비대위 지도부였던 또 다른 의원도 “여권에 한 전 위원장을 대신할 대체제는 없다. 등판 필요성이 계속 올라오고 있으니 남은 건 본인 의지 문제”라고 말했다.

재임 당시 ‘여의도 정치 종식’을 외치며 기성 정치와의 차별화를 주장했던 한 전 위원장은 기존 주류 대신 탈영남·비주류·전문가 중심의 당직 인사를 했다. 한 전 위원장 퇴장과 함께 당내 기반을 잃은 이들이 다시 한동훈이라는 구심점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능성 열어둔 韓…“아직 때 아냐” 시선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3일 국민의힘 당직자들과 만찬 후 기념촬영한 모습. 유튜브 '어벤저스전략회의' 캡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3일 국민의힘 당직자들과 만찬 후 기념촬영한 모습. 유튜브 '어벤저스전략회의' 캡처.

한 전 위원장의 최근 행보도 이런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달 16일 자신과 함께 일했던 비대위원들과 2시간 가량 만찬한 데 이어, 지난 3일 사무처 당직자 20여명을 한데 불러 저녁을 먹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적극적 활동은 자제 중이지만, 활동의 끈은 놓지 않는다.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공격이나 언론 보도에 대한 대응도 멈추지 않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SNS 공격이 계속되자 지난달 20일 페이스북에 “국민들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글로 맞받아쳤고, 국민의힘 공보실이 사퇴 이후 두 차례(지난달 13일, 23일) 한 전 위원장 관련 보도에 해명 공지를 냈다.

마지막으로 여권의 권력 지형이 한 전 위원장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선 범보수 차기 대권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꽤 높다. 차기 당권 유력 주자들이 대체로 반윤·비주류 색채를 띈 것을 두고도 “한동훈이 못 나올 게 뭐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정치권 원로들의 중론은 “좀 더 기다리라”는 쪽이다. 유준상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지난달 말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키워야 할 큰 자산이다. 총선 참패 상처는 안타깝지만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지낸 김종인 전 개혁신당 상임고문도 지난달 23일 SBS유튜브를 통해 “선거 과정에서 한 체험을 바탕으로 반성도 하고 보완해야 할 점이 뭔지, 정치는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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