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정상회의가 4년 여만에 한국에서 재개될 전망이다. 정상회의 기간 중 한일·한중 양자 정상회담이 성사될지도 관심사다.

6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한일중 3국은 오는 26~27일 한일중 정상회의를 재개하는 방안을 두고 최종 조율 중이다. 개최지는 순서상 의장국인 한국의 서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중 3국은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의장국으로서 일·중 측과 협의해 왔다. 외교부는 이번 정상회의의 내실 있는 성과를 위해 관계부처 및 일·중 측과의 협의를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지지통신도 지난 5일 한국 외교부 당국자를 인용해 한일중 정상회의를 오는 26~27일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일중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뒤 한일관계 악화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중단됐다. 5월 개최가 확정되면 4년5개월 만의 재개다.

원래 우리나라는 지난해 한일중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3국 간 협상을 진행했으나 지난해 11월 3개국 외교장관이 만난 자리에서 한일중 정상회의를 조기에 개최하기로 합의하는 선에 그쳤다.

정상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의 의제는 △인적 교류 △경제·무역 △공중위생 협력 △평화·안전보장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한중·일중 등 양자 간 정상회담도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남미 순방 중인 기시다 총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일중 정상회의와 관련해 "일본은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의 대처를 지지한다"며 "정상회의 등 개최를 위해 3국이 계속 조율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양자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현재 일정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확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17일 기시다 총리와 15분 간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 문제에 대응하는 한일·한미일 간 공조를 긴밀히 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양 정상은 지난해에만 총 7차례 만났다.

한중 정상회담은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을 계기로 성사된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간의 정상회담,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윤 대통령과 리 총리 간 회담이 마지막이다.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 등을 논의하고자 이달 중 중국방문을 조율 중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중 간 양자 정상회담 여부도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자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베트남 팜민찐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 대통령,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 중국 리창 총리, 라오스 손싸이 시판돈 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