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李 일극체제 반기든 김두관 … 출사표는 세종서, 첫 행보는 광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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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으로 흘러가던 민주당 전당대회에 새로운 흥행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김두관 전 의원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의회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광주를 방문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차담을 나눌 예정이다.
김 전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며 '이재명 1인 체제'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예정이다. 김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당이 좀 더 민주적으로 발전하고, 정권 교체를 하기 위해 어떻게 가야 할지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민주당의 부족한 점을 짚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출마 기자회견 장소를 세종시의회로 정한 것에 대해 "노무현 정신이 있는 곳"이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통령도 제왕적이면 안 되고, 정당 대표도 1인 체제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 그동안 김 전 의원의 당대표 도전 가능성은 꾸준히 흘러나왔지만 실제 김 전 의원이 결심을 굳힐지는 '반신반의'하는 상황이었다.
김 전 의원이 도전을 공식화한 만큼 그가 어느 정도 수준의 득표율을 올릴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일정 수준 이상의 득표율을 보이면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체제'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현실적으로 김 전 의원이 이 전 대표에게 승리를 거두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의 선전 여부에 따라 이 전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올렸던 77.7% 이상의 득표율을 올리는 것을 저지할 가능성도 있다. 한 친이재명계(친명계)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가 얻은 77.7% 이상 득표율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차기 지도부를 구성할 최고위원은 '친명계' 일색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이날 민주당에 따르면 현재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확정된 후보는 원내에서 김민석·전현희·이언주·강선우·김병주·민형배·한준호·이성윤 의원 등이다. 원외에선 정봉주 전 의원, 김지호 부대변인, 최대호 안양시장, 박완희 청주시의회 의원 등이 뛰어든다. 이들 모두가 친명계로 분류되는 가운데 저마다 "이재명 정권을 창출해내겠다" "이재명을 지키겠다"며 충성심 경쟁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날 출마 선언을 한 3선 전현희 의원은 "이 전 대표의 곁을 지키는 '수석 변호인'으로 든든한 방패가 되겠다"며 각종 사법 리스크로부터 이 전 대표를 지킬 적임자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출마한 4선 김민석 의원은 이 전 대표 체제에서 4·10 총선 상황실장과 정책위원회 의장을 지냈다. 그는 이 전 대표와 함께 당원권 강화를 적극 주도한 인물이다. 3선 이언주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복당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권유를 받았다.
재선인 강선우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이 전 대표와 호흡을 맞춰 당 대변인을 지냈다. 김병주 의원은 최근 대정부질문에서 '한·미·일 동맹'이란 표현을 문제 삼아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발언하면서 '개딸'들의 지지를 얻었다. 한준호 의원도 지난 대선 때 이 전 대표의 수행실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공식 출마 선언을 앞둔 민형배 의원은 20대 대선을 앞두고 호남 의원 중 최초로 이 전 대표 지지를 선언했다. 초선 중에는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이성윤 의원이 반(反)윤석열 전선의 선봉에 서겠다며 최고위원에 도전한다.
관건은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얼마나 받느냐다. 오는 14일 예비경선과 8월 18일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의 반영 비율은 각각 50%, 56%다. 이 전 대표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내는 강성 당원 의견이 대폭 반영되는 구조다. 민주당원 커뮤니티에선 벌써 부적격 인사 색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위지혜 기자 / 곽은산 기자]
위지혜 기자([email protected]), 곽은산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