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트럼프 효과’에 이더리움 현물ETF 승인까지···가상자산 시장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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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최종 승인했다. 미국에서 가상자산 현물 ETF가 출시되는 것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다. 이달 초 수급 악재의 직격탄을 맞았던 가상자산 업계는 ‘트럼프 효과’ 및 ETF를 통한 자금 유입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 SEC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가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ETF 거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상장 심사요청서를 승인한데 이어 이더리움 현물ETF 출시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 현물ETF는 바로 거래가 시작될 수 있다. 다만 ETF를 통한 스테이킹(가상자산을 블록체인에 예치해 이자를 받는 것)은 제한된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에 이어 2위 이더리움도 현물ETF가 출시되면서 가상자산과 자본시장 간 결합이 가속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총은 전체 가상자산 규모의 약 70%에 달하는데, 증시에서도 ETF를 통해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개인은 물론 기관투자자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지게 됐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미 증시에서의 기술주 랠리가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인데다, 대규모의 비트코인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수급 악재까지 겹치면서다.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이달 초 7700만원선까지, 이더리움은 400만원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피격 사건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온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금이 몰리는 ‘트럼프트레이드’ 효과가 가상자산에서도 나타났다. 여기에 이더리움 현물 ETF까지 승인되면서 시장에선 자금유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ETF의 경우 출시 후 약 6개월간 170억달러(약23조56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이더리움 현물ETF로의 자금 유입은 비트코인 현물ETF 자금 유입의 약 30%로 예상된다”며 “첫 6개월간 약 50억달러의 자금 순유입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ETF 승인 호재에도 오후4시 기준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42% 하락한 9302만원, 이더리움은 0.25% 오른 482만원을 기록해 큰 변동은 없었다.
이더리움ETF 승인으로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한 나머지 가상자산)의 ETF 승인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미 현물ETF 신청이 이뤄진 솔라나가 다음 주자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SEC가 솔라나를 증권으로 간주하고 있는데다 지금까지는 선물ETF가 먼저 출시되고 현물ETF가 승인된 만큼 선물ETF가 없는 솔라나는 승인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솔라나를 비롯한 알트코인의 ETF 승인이 가시화될 수 있다.
김경민 기자 [email protected]